◇딜레마: 약점 꼼꼼하게 지적했는데 개선은커녕 실수 연발

평소 직원들의 단점을 잘 지적하기로 소문나, '매의 눈'이라고 불리는 나 사장. 그는 직원들이 자신의 약점을 고치는 데 집중하면 조직 전체의 성과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한 달에 한 개씩만 약점을 고쳐 나가도 1년에 12개씩, 전 직원 50명이 총 600개의 약점을 고칠 수 있겠군.' 이에 그는 직원들의 약점을 더 꼼꼼하게 파악해서 피드백을 해주고 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약점이 개선되기는커녕 직원들이 점점 자신감을 잃고 실수를 더 많이 한다. 뭐가 잘못된 걸까?

◇해법: 강점 강화하도록 격려하는 게 효과적

조직의 성과를 높이려면, 나 사장처럼 직원들의 약점을 보완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약점을 고치는 데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면 직원들은 자신의 약점에 사로잡히게 되며, 심할 경우엔 콤플렉스를 느끼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점점 자신감을 잃게 되고, 생산성은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지금까지 조사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원들의 강점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조직이 약점을 보완하는 조직보다 생산성이 대략 1.5배 더 높았다고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약점 보완에 20%의 시간을 들인다면, 나머지 80%는 강점을 강화하는 데 투자하라고 말한다.

세계적인 프로 골퍼인 타이거 우즈도 그랬다. 마커스 버킹엄과 도널드 클리프턴의 베스트셀러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에 따르면 우즈는 벙커샷에 약했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 집착하기보단 대부분의 훈련 시간을 자신의 강점인 스윙 실력을 더 다듬는 데 투입했다. 약점은 강점을 발휘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만 보완하려고 애썼다. 그 과정에서 우즈는 약점에서 오는 콤플렉스에 영향을 받지 않고 뛰어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타고난 재능 살려주고, 평소 직원 강점 분석해 파일로 만들어야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은 직원들의 강점을 키워주기는커녕 강점을 제대로 활용조차 못하고 있다. 앞서 나 사장처럼 말이다. 조직 관리 전문가인 마커스 버킹엄이 64개국에 있는 170만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0%는 회사에서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발휘조차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의 강점이 회사 전체의 성과로 이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직원을 뽑을 때부터 타고난 '재능'을 중점적으로 보라.

강점은 '재능'과 '지식', 그리고 '기술'이 합쳐져서 만들어진다. 이때 재능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지식과 기술은 후천적으로 배워서 쌓을 수 있지만 재능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타고난 재능이 없다면 지식과 기술을 아무리 쌓아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직원을 뽑을 때는 후보자의 학점이나 영어점수 같은 일명 '스펙'에만 관심을 쏟을 게 아니라 해당 직무에 적합한 재능이 있는지를 면밀히 살피는 게 중요하다. 구글이 프로그래머를 뽑을 때 '오랜 시간 앉아서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을 좋아하는지' '어려운 수학 문제를 얼마나 잘 풀어내는지' 등을 테스트하는 것처럼 말이다.

둘째, 평소 직원들의 강점을 분석한 프로파일을 만들어라.

직원들 각자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성과가 좋았는지, 어떤 일을 가장 재미있게 하는지 등을 정리해 데이터베이스로 만들라는 것이다. 이것은 직원들 각자의 강점에 맞는 일을 맡기고자 할 때 좋은 지표가 된다.

예를 들어 나 사장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영업팀 직원을 늘릴 계획을 세웠다고 치자. 이때 무턱대고 영업 경력이 많다거나, 일 시키기 편한 사람만 뽑는다면 어떻게 될까? 도저히 적성에 안 맞는다며 중도 포기하는 사원이 속출하거나, 생각만큼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실망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의 강점을 파악한 프로파일이 있다면 어떨까? 파일을 열어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설득하는 데 뛰어난 재능이 있는 직원들을 추려내 영업 일을 해 볼 것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영업을 훨씬 재미있게 잘할 만한 직원을 빠른 시간 안에 찾아낼 수 있다. 직원들도 자신의 강점을 살려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직원들에게 강점을 지속적으로 상기시켜 줘야 좋은 성과 나와

강점 프로파일을 만든 뒤엔 평소에 잘 활용해야 한다. 직원들의 강점을 지속적으로 상기시켜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볼링장에서 진행된 재미있는 실험이 있다. A그룹에는 실험 참가자들이 뛰어난 기술로 경기를 펼쳤던 장면들이 담긴 동영상을 계속 보여준 반면, B그룹에는 실수했던 장면만 모은 동영상을 보여줬다.

일정 기간이 지나 두 그룹이 다시 볼링장에 모였다. 결과는 어땠을까? A그룹이 B그룹보다 점수가 확연하게 더 높게 나왔다. 연습 기간과 연습량이 다 비슷했는데 말이다. 즉, 사람들은 자신이 잘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인지할 때 강점이 더 강화되고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말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말했다. '인생에서 진짜 비극은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약점을 보완하라고 강조하면 그들이 더 완벽한 인재로 거듭날 것 같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직원들을 비극으로부터 구출해 주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