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애플이 특허소송에서 '선행 기술'을 인정해야 한다"며 안드로이드 진영과 소송 중인 애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슈미트 구글 회장은 27일 서울에서 열린 넥서스7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삼성과 애플 특허 소송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특허기술 중에는 '선행(Proprietary) 기술'이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고 말해 애플을 돌려 비판했다.
'선행 기술'은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소송 중 쟁점으로 떠오른 사안. 삼성은 애플이 주장하는 자사 특허들이 이미 과거에 나온 선행 기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슈미트 회장은 모바일 업계의 특허 전쟁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쓰는 제조사들이 특허전을 벌이는 것에 대한 구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슈미트 회장은 "구글은 혁신을 대표하지, 특허 소송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승자와 패자는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사들의 제품의 특허 소송에서 판매금지까지 이어지는 것을 비난한 것이다.
슈미트 회장은 "모바일 인터넷 특허권이 전 세계에 20만개 이상인데 이들이 서로 중복되기도 하는 등 매우 복잡해지고 있다"며 "다른 제조사의 모바일 기기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을 제약하는 것이고 이는 혁신에 반(反)하는 나쁜 현상"이라고 말했다.
애플과의 관계에 대해서 슈미트 회장은 "애플은 가장 가까운 파트너이자 경쟁자로, 거의 매일 대화를 하고 있다"며 관계를 지속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인터넷 포털의 역할에 대해서는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브라질에서 한 지방선거 후보를 모욕하는 유튜브 동영상이 문제가 되면서 구글 브라질 법인 대표가 체포된 사건에 대해 슈미트 회장은 "구글은 사용자들의 콘텐츠를 보호하는 것에 대한 매우 명확한 정책을 갖고 있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국가도 있다"며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우선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슈미트 회장은 "한국의 경우에도 이와 유사한 접근법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남스타일'과 케이팝(KPOP)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슈미트 회장은 "유튜브를 통해서 잘 알려지지 않는 다재다능한 신인을 발굴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며 "'강남스타일' 등 케이팝은 유튜브를 통해서 해외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내에서 시작한 전자책 사업에 대해서는 "한국 파트너들과 협상 중"이라며 디지털 콘텐츠 영역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2007년과 2011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방한한 슈미트 회장은 "한국은 모바일 사용의 가장 최적화된 곳이라서 개인적으로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며 "올 때마다 삼성 등 한국 주요 파트너사를 만났고, 이번 방문에서도 주요 파트너사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슈미트 회장은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을 만나 안드로이드 진영의 결속을 다질 예정이다. 신 사장과 회동에는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 구글 안드로이드 제품 개발을 총괄하는 휴고 바라도 동행한다.
슈미트 회장은 28일 연세대에서 특강을 한 뒤 미국으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