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시장의 전반적인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다.

한은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3.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7월 경기 부진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3년 5개월만에 인하(3.25%→3.00%)한 이후 두 달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시장의 전망을 비껴가는 것이다. 금통위를 앞두고 조선비즈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경제ㆍ금융전문가 20명 중 90%에 해당하는 18명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었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떨어진 0.3%를 기록하고 최근 광공업생산과 수출이 두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등 국내 경기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진단했다.

연내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이 높은데도 한은이 이번 달 금리를 내리지 않은 것은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추후 금리인하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외 상황이 다소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로존 상설 구제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와 신재정협약에 조건부로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방화벽이 마련됐고 오는 13일(현지시각) 발표될 미국 중앙은행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MOC)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 단행 쪽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 한은 입장에서는 한두 달 정도 해외상황 개선 정도와 그에 따른 국내 효과를 지켜보고 나서 금리인하를 결정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