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3 개통 대란을 겪었던 지난 주말의 여파로 통신사들의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번호이동 가입자들의 처리가 지연되면서 많은 소비자가 불편을 겪어야 했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번호이동 신청이 몰렸던 10일에는 6만7972건의 번호이동이 집계됐다. SK텔레콤(017670)이 3만6145건, KT 1만2423건, LG유플러스(032640)1만9048건 등이다. 하지만 이는 8만여건에 이르는 평소 번호이동 건수보다 오히려 적은 규모다. 통신사들의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개통이 지연돼 제대로 집계가 안 됐기 때문이다.

11일에는 전날보다 두배 많은 14만9843건의 번호이동이 집계됐다. 전산망에 문제가 생기면서 개통이 지연되던 물량이 한꺼번에 몰려 15만건에 가까운 번호이동을 기록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열로 보는 기준인 2만4000건을 6배 이상 넘는 수준이다.

이날에도 전산망 장애는 계속되고 있다. 10일부터 쏟아진 번호이동 물량을 통신사들이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KT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전산장애 사업자’로 분류하고 일시적으로 번호이동 작업에서 배제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개통이 지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쏟아졌다. IT 관련 게시판에는 “예전에 사용하던 휴대폰은 해지했는데 개통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계속 올라왔다. 휴대폰 판매점 등도 소비자의 불만을 해결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한 온라인 판매점 관계자는 “대리점에 아무리 문의를 해도 전산이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금은 판매량이 늘어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들의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10일과 11일에 임원들을 불러 과열 경쟁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 방통위는 현장 조사를 거쳐 문제가 있는 통신사에 최대 3개월간 신규 가입자 유치를 중단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