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박종규

태풍 ‘볼라벤’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ㆍ현대ㆍ동부ㆍLIGㆍ메리츠 등 ‘빅5’ 손보사들의 8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잠정치·IFRS 기준)은 7월 보다 3~6%포인트 가량 올라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제외하고 4곳 모두 80%대를 넘어섰다.

현대해상(001450)의 손해율은 7월(79%)보다 3.5%포인트 상승한 82.5%를 기록했고 동부화재해상보험은 77%에서 82.5%로 한달 만에 5.5%포인트 뛰었다. 지난 7월 손해율이 81% 수준이었던 LIG손해보험의 경우 86.9%로 5.9%포인트 올랐다. 메리츠화재보험의 손해율은 7월(80.5%) 보다 3.7%포인트 상승한 85.2%를 기록했다. 한화, 흥국, 롯데 등 하위권 손해보험사들의 손해율 역시 80%를 넘어섰다.

삼성화재의 손해율은 7월 68.3%에서 지난달 71%대로 2%포인트 이상 올랐지만 80% 아래를 유지했다.

보험사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손해율이 통상 78%(IFRS 기준)를 넘어서면 손해가 발생한다. 8월 손해율이 크게 상승한 것은 지난달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 때문이었다.

지난달 말 기준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접수된 자동차 피해 건수는 총 1만424건(침수 54건, 낙하물 1만370건)이었으며 태풍 ‘덴빈’으로 자동차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건수는 총 1247건(침수 327건, 낙하물 920건)이었다. 피해액은 약 7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피해 대수만 놓고 보면 지난해 여름 집중호주로 서울 강남 일대가 물에 잠긴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손보사들은 자동차 1만4602대가 피해를 입으면서 993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손해율이 80%대로 크게 높아지면서 올 하반기 추가적인 자동차 보험료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침수와 파손 사고 등으로 손해율이 크게 올라가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회계(K-GAPP)기준 손보사의 손해율은 지난해 12월 79.1%를 기록한 뒤 올해 1월(74%)부터 줄곧 하락세를 나타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