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800명을 희망퇴직 처리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희망퇴직에 반대해 온 금속노조 르노삼성 지회가 이틀에 걸쳐 총 12시간 부분파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10일 금속노조 르노삼성 지회에 따르면 노조는 이번 주 이틀에 걸쳐 부분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날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첫날은 주·야 1시간씩(총 2시간), 둘째 날은 주간 4시간, 야간 6시간씩 부분파업(총 10시간)을 파업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르노삼성 지회는 지난해 르노삼성에 처음으로 설립된 노조로 아직 가입한 조합원 수는 200여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기존 르노삼성에는 대부분의 직원이 가입한 사원대표자위원회가 있었지만, 교섭권이 있는 정식 노조가 아니었고 금속노조 르노삼성 지회가 유일한 노조였다. 최근에는 사원대표자위원회도 노조로 전환을 마쳐 르노삼성에는 두 개의 노조가 존재하는 상황이 됐다.

금속노조 지회는 지난달 13일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첫 부분파업을 벌였다. 소규모 인력임에도 한 군데만 멈춰도 라인 전체가 멈추는 자동차 생산 라인의 특성상 공장 가동이 중단되며 파업의 효과는 컸다. 금속노조 지회는 사측이 희망퇴직에 대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파업의 강도를 계속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10여년 간 같이 근무했던 동료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면서 "이번 주 중으로 부분파업을 하기로 결정했고, 현재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지회는 첫날 주간 조가 오후 2시 45분부터 1시간, 야간 조가 오후 3시 45분부터 각각 1시간씩 파업하는 방식으루 부분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둘째 날에는 강도를 높여 주간 조가 11시 55분부터 4시간, 야간 조는 5시 55분부터 6시간의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금속노조 지회가 파업을 하면 이번에도 공장 전체의 가동 중단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르노삼성의 경우 부산공장이 유일한 생산시설인 만큼 파업에 대한 여파도 클 것으로 분석된다.

금속노조 지회 관계자는 "현재 조합원 가운데 약 10명 정도가 희망퇴직을 신청했다"면서 "하지만 희망퇴직을 한 조합원 역시 조합비를 계속 내겠다고 하는 등 지원을 약속한 만큼 끝까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 기존 사원대표자위원회에서 노조로 변신한 기업노조는 2500여명의 조합원을 확보하고 이 날 오후 사측에 교섭대표권을 신청할 예정이다. 현재 기업노조는 희망퇴직으로 인한 조합원 수 변동이 발생하면서, 사측에 제출할 조합원 명부를 최종적으로 집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노조 관계자는 "대표 교섭권을 인정하는 데 절차상 보통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공장 근로자의 과반수가 기업노조 조합원이기 때문에 약 보름 정도면 대표교섭권을 취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