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신용등급이 역전되긴 했지만, 일본은 여전히 우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경제 강자다. 신용등급 역전은 우리가 일본보다 빚을 갚을 수 있는 변제력이 더 낫다는 의미일 뿐, 종합적인 경제력이 우월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일본은 경제 규모와 생산성 면에서 여전히 월등한 차이로 우리보다 앞에 서 있다. 일본의 지난해 경제규모(GDP·국내총생산)는 5조8690억달러로 한국(1조1160억달러)의 5배가 넘는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한국은 2만1500달러로 2만달러를 겨우 넘긴 반면, 일본은 4만4600달러로 여전히 우리의 2배가 넘는다. GDP는 한 나라의 경제적인 생산 능력의 종합평가 지표인데, 우리는 아직 일본의 맞수가 안 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도 원천 기술과 핵심 부품의 상당 부분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여전히 일본과의 무역에서 적자 신세를 못 벗어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일본과 무역에서 286억달러의 적자를 봤고, 이 같은 추세는 우리나라가 일본과 경제 교류를 재개한 이래 줄곧 이어져 왔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는 "일본의 몰락은 소니가 미국 기업들을 제치고 글로벌 넘버원이 됐던 1992년 시작됐다. 이때부터 시작된 단기 불황과 장기 저성장이라는 변화에 일본이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한국의 상황이 일본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일 간의 산업 경쟁력과 생산성의 차이는 단기간에 역전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