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이틀째 밑돌았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채권시장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bp 오른 2.99%를 기록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3.0%) 보다 낮은 수준을 이틀째 이어갔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전일대비 2bp 상승한 2.76%로 지난 7월 6일 이후 두 달째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3년물 국고채 금리와 기준금리는 지난 2008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로 4월11일부터 5월7일까지 17일동안 역전된 적은 있지만 이처럼 두 달 째 역전 현상이 이어진 것은 처음이다.

통상 투자기간이 긴 장기 채권 금리가 단기 채권 금리보다 높은 게 정상이지만 유로존 위기로 촉발된 지금과 같은 불황 시기에는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벌어진다. 중앙은행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중장기적으로 더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반영되면서 장기물이 단기물 보다 금리가 낮은 현상이 발생한다.

현재 해외 주요국 중 10년물 금리와 기준금리가 역전된 곳은 호주·대만·스웨덴 정도다. 호주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기준금리(3.5%)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 국채 10년물 금리는 3.09% 내외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대만은 2010년 중반부터 기준금리(1.875%)가 10년물 금리(1.18%)를 역전했다. ‘균형재정’에 집착하면서 국채 순(純)발행을 줄이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마저 늘어난 영향이다. 스웨덴의 10년물 금리는 1.43% 언저리에서 거래를 지속하면서 기준금리(1.5%) 보다 아래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금융중개 기능이 위축될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독일, 프랑스. 호주 등 다른 나라에서도 장단기 금리가 장기간 역전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