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물러나야 하는가?"

가입자 수 10억명을 앞둔 페이스북(Facebook)에 대해 'CEO 리스크(Risk·위험)' 논란이 뜨겁다. 주인공은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Zuckerberg). 지난 5월 38달러의 공모가로 페이스북이 미국 증시에 상장했을 때만 해도 저커버그 대표에 대한 평판은 찬사로 가득했다. 그러나 2분기 실적이 부진하고 주가가 '반 토막' 나면서 그가 과연 페이스북에 적합한 CEO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IT·미디어 업계, 금융업계가 내놓는 의견은 엇갈린다.

◇"저커버그, 지금 물러나야 한다"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IT 전문매체 매셔블(Mashable)이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CEO를 물러나야 하느냐"에 대해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에 따르면 6677명의 응답자 수 중 3007명(45%)이 "그럴 필요 없다"고 답했다. 반면 "그렇다"라고 답한 응답자 수는 2841명(42.6%)이었다. 불확실하다(12.4%, 829명)고 응답한 이들을 제외하면 두 의견이 거의 팽팽하게 맞섰다.

저커버그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대체로 세 가지 의견으로 나뉜다. 첫째는 그의 경영 능력이 입증되지 않은 채 기업이 너무 커져 버렸다는 것. 둘째는 젊은 저커버그를 대신해 좀 더 제도권과 소통할 수 있는 노련한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는 구글과 같은 기존 성공사례를 참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창업자가 적합한 경영자를 찾아 경영을 위임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프리코(PrivCo) 대표 샘 하마데(Hamadeh)는 미국 일간지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성장하면서 창업자가 충분히 수련을 쌓아 경영자로 성공할 수도 있지만, 저커버그의 경우 기업이 너무 빨리 성장해 그럴 시간이 없었다"며 "저커버그가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IT 전문지 기가옴은 "구글을 창업했던 래리 페이지가 2001년 CEO 자리를 에릭 슈미트에게 넘겼듯 저커버그도 경험 많은 외부 인사를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최근 주가 급락과 함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가 최고경영자로 적합한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미국 팔로알토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에 나선 저커버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아직 물러나기는 이르다"

그러나 저커버그가 아직 페이스북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국 IT 전문미디어 판도데일리(Pandodaily) 창업자 사라 레이시(Lacy)는 기가옴과의 인터뷰에서 "실리콘 밸리에서는 대개 창업자가 CEO를 맡을 경우 기업이 성공한다고 생각한다"며 "설령 창업자가 어려움을 겪더라도 CEO 자리에서 끌어내리면 좋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브라우저 업체 넷스케이프 창업자이자 페이스북 이사를 맡은 마크 안드레센(Andreessen) 역시 온라인 기고 등을 통해 창업자에게 어려울 때 더 힘을 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또 저커버그처럼 '파격'을 일삼는 태도가 오히려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CEO를 바꾸든, 창업자가 앞으로 더 나서든 페이스북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한프트 언리미티드의 아담 한프트(Hanft) 대표는 허핑턴 포스트에 실린 칼럼을 통해 "저커버그가 위험할 정도로 침묵에 빠져 있다"며 "창업자, CEO 여부를 떠나서 페이스북을 책임지는 인물로서 현재 상황에 대해 말을 꺼내야 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2분기 1억5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매출 성장률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2%에 그쳤다. 1분기에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성장률이 45%였다. 공모가 38달러였던 주가는 5일 현재 17.73달러에 불과하다.

다행히 저커버그는 최근 침묵을 깨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4일 저커버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조만간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지만 최소 1년 동안은 자사주를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려는 움직임이다.

11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가 개최하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콘퍼런스(TechCrunch Disrupt Conference)에도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