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대비 0.3% 증가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분기(0.9%)보다
크게 둔화됐고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0.4%)보다도 0.1%포인트 낮아졌다. 제조업과 건설업이 속보치 때 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 7월 산업활동 동향, 7월과 8월 수출입 동향 등을 보면 생산, 수출, 투자 등 실물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3분기에도 경제상황이 호전되기가 어려워 보인다.

실질 국민총소득(GNI)는 명목 GNI의 0.2% 감소에도 교역조건 개선으로 전분기대비 1.2% 증가했다.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 2분기 GDP 0.3%로 하향…"제조업, 건설업이 더 악화"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GDP 잠정치가 제조업 생산과 수출 부진, 투자 감소 등으로 전기대비 0.3% 증가에 그쳤다고 6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3%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이 전기대비 0.2% 줄어 지난해 4분기(-0.3%) 이후 2분기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건설업도 2.7% 줄어 GDP를 끌어내렸다. 지난 7월 속보치 때 제조업은 0.1% 감소, 건설업은 2.1% 감소로 발표됐으나 훨씬 더 악화된 것이다. 서비스업은 0.5% 증가로 속보치와 같았다.

정영택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6월 실물지표와 기업 실적자료를 반영하니까 제조업과 건설업 수치가 속보치 발표 때보다 더 나빠져서 건설업과 제조업을 하향 수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악화됐다. 속보치에서는 건설투자가 0.3%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이번 발표에서는 오히려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설비투자는 감소폭이 6.4%에서 7%로 확대됐다. 설비투자는 7% 줄어 2009년 1분기(-9.4%) 이후 3년여만에 최악이었다. 민간소비는 0.4% 증가에 그쳐 1분기(1%)보다 둔화됐다.

정 부장은 "현재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며 "최근 실물지표를 보면 생산, 수출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있고 앞으로도 크게 호전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8, 9월이 남아있고 7월 소비는 괜찮았기 때문에 좀 더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실질 GNI는 1.2% 증가 '2년 최고'‥수출가격이 수입가격 보다 덜 떨어진 교역조건 개선 때문

2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0.2% 감소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4.2% 증가로 1분기(4.9%)에 비해 둔화됐다. 수요 부진에 따른 기업 채산성 악화 등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환율, 원자재 가격 등 교역조건을 감안한 실질 GNI는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 무역손실 규모가 축소된 데다 실질 국외순수취 요소소득이 늘어나 전기대비 1.2% 증가했다. 1분기(0.2%)보다 개선됐으며 2010년 2분기(1.4%)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정 부장은 "교역조건 개선은 수출가격이 오르고 수입가격이 떨어진 게 아니라 수출가격이 상대적으로 수입가격보다 덜 떨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명목 GDP를 실질GDP로 나눈 것으로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대비 1.2% 상승해 1분기(1.4%)보다 다소 낮아졌다. 내수 디플레이터는 2.5%로 역시 1분기(3.4%)보다 둔화됐다.

2분기 총 저축률은 31.2%로 전분기(31.3%)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전분기와 거의 비슷했으며 최종소비지출은 0.2% 증가에 그쳤다. 국내 총투자율은 27.7%로 1분기(29.5%)보다 소폭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