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전자의 미국 법정 대결이 한 차례 끝난 이후 두 회사 간 제품 주도권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애플은 27일(이하 현지시각)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팔고 있는 스마트폰 8개 모델의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미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법에 냈다. 이번 신청은 지난주 미국 법원에서 배심원들이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과 기능을 침해했다고 평결한 데 따른 것이다.
애플은 특허 침해 평결을 받은 삼성 모델 28개 가운데 상대적으로 최신 모델 8개를 골라 판매금지를 신청했다. 해당 모델은 갤럭시S2(미국 통신회사 AT&T용), 갤럭시S2(T-모바일용), 갤럭시S2 스카이로켓, 갤럭시S2 에픽 4G, 갤럭시S 4G, 갤럭시S 쇼케이스, 갤럭시 프리베일, 드로이드 차지 등 8개다.
애플은 또 소송 이전에 판매금지 명령이 내려졌던 삼성의 태블릿PC '갤럭시탭 10.1'에 대한 판매금지를 연장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앞서 삼성은 26일 '갤럭시탭 10.1'에 대해 배심원들이 애플 특허를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평결한 만큼 제품에 걸려 있는 판매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기준으로 북미(北美, 미국·캐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23%(600만대), 애플은 33%(850만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는 미국 내 스마트폰 매출은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마트폰 평균 단가를 50만원만 잡아도 삼성이 북미 지역에서 한 분기(3개월)에 올리는 스마트폰 매출만 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다만 애플은 이번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품목에 삼성의 최신 기종인 '갤럭시S3'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갤럭시S3는 당초 애플·삼성 간 소송 대상 제품이 아니었던 데다 미국 내에서도 인기 높은 모델인 만큼 애플 측이 별도의 법률적 검토를 거쳐 판매금지를 신청하거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초 소송 대상이 아니었던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나 29일 독일에서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 노트2'도 판매금지 대상엔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IT전문 매체 시넷은 "삼성의 최신 기종인 갤럭시S3와 인기모델인 갤럭시노트가 판매금지 요청 목록에서 빠져 있는 만큼 설혹 신청이 받아들여진다 해도 삼성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법은 이번 애플의 판매금지 신청에 대한 수용 여부를 다음 달 20일 법정에서 밝힐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애플과 승부는 결국 제품 경쟁력에서 갈릴 것으로 보고, 혁신 모델 출시 공세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29일 독일에서 5.5인치 대형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을 갖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