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주주들이 비(非)등기 임원으로 활동하는 방법으로 경영에 따른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최고 10억원대 고액 연봉을 챙겨온 사실이 금융 당국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0여개 저축은행 중 현대스위스·푸른 등 10개 저축은행이 지난해 대표이사에게 3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지급했고, 이들의 평균 연봉은 5억1000만원에 달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은행장 평균 연봉(4억3000만원)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또 자산규모 5000억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 가운데 모아저축은행 등 9곳은 대주주가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고 있지만, 임원으로 등기하지 않는 등의 수법으로 경영권 행사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은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등기 임원으로 활동하거나, 등기 임원인 경우에도 경영상의 주요 결정에 대한 결재 라인에서 빠져 있어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주주의 부당한 경영 간섭이 확인된 9곳 가운데 5곳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대주주가 비등기 임원이었다"고 말했다.
대주주의 부당한 경영권 행사가 적발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대주주 김모(57)씨가 임원으로 등기는 했지만, 결재권을 행사하지 않고 구두(口頭)로 경영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현대스위스·현대스위스2 저축은행이 지난해 87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와중에도 총 10억원의 연봉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올해는 연봉을 전액 반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