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 위축과 집값 하락은 하우스 푸어뿐 아니라 서민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당장 이삿짐·도배·인테리어 업체 등 주택시장과 관련된 자영업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도배업체를 운영하는 김모(53) 사장은 최근 직원을 3명에서 1명으로 줄였다. 작년만 해도 108㎡짜리 아파트를 도배하면 적어도 100만원은 손에 쥘 수 있었다. 올해는 일감이 거의 없다. 김씨는 "봄 이사철 이후 도배 공사를 한 건도 못했다"면서 "월말이 되면 임차료와 월급 걱정으로 머리에 쥐가 난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 B이삿짐센터에서 일하는 박모(28)씨는 요즘 일주일에 2~3일은 건설현장에 일용직으로 나간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한 달에 20일쯤 일감이 있었지만 올해는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 그는 "작년에는 전세시장이 움직이면서 이사 물량이 제법 있었는데 올해는 뚝 끊겼다"고 말했다.
자산가치 하락이 계속되면 생활고에 빠진 하우스 푸어가 자녀 학원비와 외식비, 각종 쇼핑비용 등을 줄이면서 극심한 내수 불황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A아파트 단지에서 10년 넘게 식료품점을 운영 중인 이모(57)씨는 "구입하려고 비닐봉지에 넣었던 물건까지 막판에 빼내는 손님이 적지 않다"며 "작년보다 매출이 반 토막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건설사도 속출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상위 100대 건설사 가운데 현재 23곳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 중이다. 주택경기 침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이 부실화해 빚이 늘고 미분양 주택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협회 최윤호 전무는 "이대로 가면 10대 건설사를 제외하고 살아남을 건설사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와 금융권이 가계 대출에 대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며 "대출원금 상환 유예,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파산위기에 놓인 가계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