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환기업의 서울 소공동 주차장 부지를 부영이 사들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환기업의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법원은 26일 삼환기업이 서울 중구 소공동 112-9번지 일대(위치도) 대지 약 5900㎡와 부속건물을 민간임대주택사업자인 부영에 1721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의 계약을 인가했다.

법원은 인가 조건으로 삼환기업이 현대증권과 체결한 수익권 귀속 계약 관계를 정리할 것을 제시했으며, 삼환기업과 현재 이 땅의 후순위우선수익자인 현대증권은 현재 매각대금 배분을 놓고 협상 중이다.

당초 이 땅은 수탁권자인 대한토지신탁을 통해 공매 공고를 내고 8월 1일 최초입찰가 1671억원으로 공개입찰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삼환기업이 법원에 부동산 처분 금지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30일 가처분 금지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사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업계에 따르면 삼환기업의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법원은 26일 삼환기업이 서울 중구 소공동 112-9번지 일대 대지 약 5900㎡와 부속건물을 민간임대주택사업자인 부영에 총 1750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의 계약을 인가했다.

삼환기업은 이 땅을 담보로 올해 4월 현대증권을 주간사로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이달 9일 대기업신용평가에서 부실징후 기업(C등급) 판정을 받으면서 사모사채 발행을 위한 담보신탁계약상의 기한이익을 상실했고, 현대증권이 25일부터 공매 절차에 들어갔다.

담보신탁계약에 따라 처분대금은 신탁부동산의 제세공과금과 처분비용 및 신탁보수, 사채 원리금 등으로 지급되고 잔액은 위탁자인 삼환기업에 돌아가는 게 맞지만, 삼환기업은 현대증권과 별도로 수익권 귀속 계약을 체결해, 매각대금을 모두 빼앗길 위기였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매각가(1721억원)가 공매 최초입찰가(1671억원)보다 높은 데다, 부영의 현금 유동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법원이 이 같이 결정한 것"이라면서 "(현대증권과 맺은)계약이 불공정 소지가 있는 만큼 법원이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일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삼환기업이 부영에 매각한 서울 중구 소공동 112-9번지 일대 전경

한국은행 후문과 조선호텔 맞은 편에 있는 이 땅은 삼성물산##등 국내 대기업 건설사들이 비즈니스호텔 부지로 눈독을 들이던 곳이다. 삼성물산은 신라호텔과 손잡고 8월 1일 첫 공개입찰에 1671억원에 입찰하는 것을 준비 중이었다.

부동산 업계가 보는 이 땅의 시장가치는 3.3㎡당 1억원 내외, 전체 5900㎡(약 1800평) 1800억~2000억원으로 추산한다. 부영이 매각가로 제시한 1721억원도 시장가치와 비교하면 저렴하고, 최초 공개입찰가격은 업계에 엄청난 기회였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호텔 부지로 8월 1일 공매 입찰에 관심이 높았던 대기업들은 아쉬운 표정"이라면서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고 의사결정권자의 결정이 빠른 곳이 좋은 조건으로 가져가는 법"이라고 말했다. 

부영은 최근 제주도를 중심으로 호텔 등 리조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전선으로부터 무주리조트를 인수했으며, 금호건설의 워크아웃으로 중단됐던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 앵커호텔 사업을 인수하며 지난해 12월 공사를 재개했다. 지난 2009년 매입한 서울 성수동 뚝섬부지에 호텔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