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휴대폰시장에선 4G(4세대 이동통신)가 대세라지만 노후 준비 시장에선 이른바 '3G'가 화두다. 3G(3 Generations·3세대)란 노후 준비를 할 때 단순히 나 자신만 따질 게 아니라 부모와 자식의 생애까지 3세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뜻에서 나온 신조어다. 단순히 배우자를 포함한 노후 생활비 등 가계 상황만을 고려하는 일차원적 접근은 이제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후 준비를 할 땐 부모의 나이·건강·재산 규모, 자녀 수와 나이, 취업, 결혼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실질적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은퇴 준비를 할 때 꼭 필요하다는 3G, 과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체크 포인트만 기억하면 된다.

그래픽=김현국 기자 kal9080@chosun.com

◇부모님, 실손보험 가입부터

40대는 위로는 부모님, 아래로는 자식을 부양해야 하는 '낀 세대'다. 최근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노인 생활비의 주부담자는 자녀가 39.5%로 가장 많았다. 또 국민연금공단의 고령자 노후 실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2.4%가 부모 또는 자녀로부터 노후에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고 싶다고 답변했다. 교육비를 지나치게 많이 지출하면 나뿐만 아니라 자녀의 미래까지 저당잡힐 수 있다. 은퇴 후 빈털터리가 되어 자녀에게 짐이 되기보다는 교육비를 조절해 노후 자금을 일정 수준 준비할 필요가 있다. 만약 40대에 부모의 집을 물려받는다면 주택 마련에 대한 고민이 덜어진 만큼 부모가 큰 병에 걸려 목돈이 나갈 일에 대비해 서둘러 실손보험에 가입하도록 하자. 실손보험이란 병원에서 쓴 의료비의 90%를 보험사에서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최근 금융당국에서 실손보험의 보장 한도를 축소하는 쪽으로 상품을 변경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보장 한도가 바뀌기 전에 가입할 수 있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 보험사별로 다르지만 실손보험 신규는 통산 65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만약 부모님이 가입 조건에 맞지 않거나 혹은 질병이 있어서 실손보험 가입이 어렵다면 추가적인 병원비 지출에 대비해 별도의 의료비 통장을 만들어 자금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자.

◇자녀는 매달 15만원씩 적립식 펀드에

자녀의 미래 준비는 10대 시절부터 시작하면 좋다. 아이의 생일이나 졸업식·입학식 때 받은 축하금을 모두 펀드에 입금해서 대학 졸업 때까지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투자에 관심을 가지면 시장과 경제를 보는 감각도 익힐 수 있고 분산 투자와 장기 투자에 대한 철학도 얻을 수 있다. 장기 투자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저평가돼 있는 가치주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1년에 180만원(월 15만원)씩만 넣어준다고 해도 연 수익률 8% 가정시 자녀가 대학을 졸업할 때쯤이면 종자돈이 5800만원가량 모이게 된다. 이 정도 종자돈이 모이게 되면 자녀 입장에선 재테크 부담감도 덜해지면서 자기만의 미래를 꿈꾸며 사회에 첫 발걸음을 뗄 수 있다. 부모도 자녀에 대한 부담에서 한결 가벼워진 맘으로 노후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건 물론이다.

◇10년 공백기 이겨낼 제2의 월급 준비를

은퇴를 10년 앞둔 40대 중반 직장인이야말로 노후 대비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을 때다. 한정된 수입에서 노후 대비에 대한 현명한 접근이 중요하다. 일단 직장에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다면 가장 기본적인 노후 준비 요건은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 갖고선 노후 대비가 부족하다. 국민연금은 현재 만 60세부터 수령 가능하지만 40대 중반은 노령연금 수령 시기가 65세로 늦춰진다. 만약 55세에 은퇴한다면 65세 국민연금 수령 시기까지 10년이란 공백기가 생기게 된다. 은퇴 후부터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마땅한 소득이 없는 10년간을 '은퇴 크레바스(crevasse·균열)'라고 부른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은퇴가 10년 남은 40대 직장인의 경우엔 연금저축보험이 적당하다. 공시 이율 4.5%(최저 보증 2%)인 연금저축에 가입해 10년간 월 40만원씩 가입하면 55세부터 10년간 69만원(10년 확정형)을 매월 수령할 수 있다. 여기에 연금저축은 매년 4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서 부담 세율이 24%일 경우 매년 96만원 정도 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연금저축보험은 나중에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5.5%)를 내야 하는 만큼 소득공제로 환급받은 금액은 생활비로 써버리지 말고 다른 금융상품으로 운용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짜는 게 좋다.

추가로 연금을 불입한다면 공시 이율이 적용되는 일반 연금보험이 적당하다. 현재 4% 후반대에서 운용되고 있어 상대적인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공시 이율은 매달 바뀌며 사업비를 감안하면 은행 예·적금 금리와 비교해선 안 되지만 안정적인 재원으로 사용하고 10년 유지시 비과세 혜택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