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것과 관련해 정책 당국이 실물경제의 흐름이 예상보다 나빠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했다. 정부의 거시경제 운용도 물가에서 성장으로 옮겨 가는 모양새라고 입을 모았다. 시기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예상 밖이지만 대내외적인 여건을 살펴볼 때 놀랍지는 않다고 했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조사실장은 "정부의 거시 정책기조가 물가에서 경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판단한다"며 "최근 발표되는 실물지표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정책 당국이 경기 상황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가진 듯하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시기와 관련해서는 "유럽·중국과 달리 국내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급하게 내린 측면이 있다"며 "미국도 양적 완화(QE3)를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고 평가했다.

신석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대·내외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꺾이고 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인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시기가 예상 밖이기는 하지만 놀랍지는 않다"며 "정책 당국이 물가보다는 경기 쪽에 무게 중심을 옮겨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정책당국이 2분기 GDP 등 곧 발표를 앞둔 경제지표의 잠정 추정치를 바탕으로 실물 경기가 예상보다 나쁘다고 판단한 듯 하다"며 "한은의 예상 밖 금리 인하에 비춰볼 때 실물경제 흐름이 생각보다 좋지 않은지 거꾸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동결과 금리 인하론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8월 금리 인하를 점쳤었는데 정책당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정책 당국 측에서 대외여건이나 내수 등 경기흐름이 나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