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2에서 혁신상을 받은 시리즈 9 모니터가 허위 성능 표기로 논란이 되고 있다.

세계 PC용 모니터 시장에서 5년 연속 1위를 달성한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전문가급 모니터 제품 판매 과정에서 허위로 성능을 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의 제품은 '27인치 시리즈 9 모니터(S27B970)'로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12에서 혁신상까지 받았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판매를 시작한 이 제품은 가격만 100만원을 상회하는 모니터로 삼성 고유의 '내츄럴 컬러 엑스퍼트' 기술을 적용, 또렷한 화질과 자연에 가까운 색을 세밀하게 재현해준다고 회사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 모니터의 특징은 수작업으로 모니터의 색을 튜닝해 최고의 화질을 만드는 '컬러 캘리브레이션(Color Calibration)'. 이를 통해 10억개 이상의 자연 색상까지 표현할 수 있고, 생산 공정 마지막 단계에서 전문가가 일일이 수작업을 한다. 이는 해외 고급 모니터에서 예전부터 이뤄지던 작업이다.

27인치 시리즈 9 모니터에는 이 같은 내용을 보증하는 컬러 보정 확인서가 들어가 있다. 그런데 제품마다 일일이 컬러 캘리브레이션 작업을 했다면 판매제품에 들어가 있는 컬러 보정 확인서 상의 데이터는 분명 달라야한다. 기계가 똑같은 제품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손으로 최적의 컬러 보정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삼성이 판매해온 제품에는 컬러 보정 확인서상의 데이터가 모두 같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전자 시리즈 9 모니터

모니터 소비자들 사이에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삼성전자가 소비자를 우롱한 것은 물론 허위광고를 했다는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회사측의 단순 실수인지, 아니면 실제 컬러 보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지금까지 출하된 S27B970 제품들은 모두 4단계에 걸쳐 수작업으로 화면 조정을 한 정상적인 제품이지만 컬러보정 확인서가 모두 같은 값으로 표기돼 판매됐다”면서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또 이미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도록 제품을 다시 측정, 각 모니터 고유의 화면 조정값이 기재된 컬러보정 확인서를 삼성서비스센터를 통해 발행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세계 모니터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회사가 이처럼 초보적인 실수를 했다는 것에 많은 소비자들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는 직장인 김창환(가명·33)씨는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작은 실수도 용납되서는 안되는데, 이번 건을 살펴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삼성이 모니터 제품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소비자 신뢰부터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