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 은퇴로 국내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2년 새 23조원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침체로 생계형 자영업자의 폐업이 잇따르면서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자영업자 대출 부실화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으로 하여금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5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164조8000억원을 기록해 지난 2년간(2010년 6월~2012년 5월) 22조7000억원 늘었다고 5일 밝혔다.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부터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자영업자 대출 증가폭은 9조1000억에 달했다가 2010년에는 5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2조8000억원으로 대폭 늘었고 올해 1월부터 5월까지도 6조3000억원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3조6000억)의 두배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도 악화하고 있다. 5월말 현재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1.17%로 전년 말(0.8%)보다 0.3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5월 1.22%를 기록한 이후 1년래 최고치다.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채권비율도 3월말 현재 0.98%로 전년 말(0.81%)보다 0.17%포인트 높아졌다.

이처럼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한 것은 40~50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생계형 자영업자 창업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 수는 지난 2010년 말 539만명에서 2011년 말에는 552만명, 2012년 5월말에는 585만명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3개 업종의 대출이 57%를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 커피전문점 등 창업이 늘면서 대출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하고 연체율도 악화한 점을 고려해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및 대출 시 용도 점검을 강화하고 과도한 자산확대 경쟁을 억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