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업체 IBM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애플의 인공지능형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직원들이 시리에게 내리는 음성명령이 모두 데이터화돼 애플의 서버로 넘어가기 때문에, 사내 정보의 유출을 우려한 것이다. 자네트 호란(Horan) IBM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단지 매우 보수적일 뿐이며 이것이 IBM의 업무방식"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시리를 똑똑한 비서라며 칭찬하지만, 일각에선 시리의 광범위한 개인정보 수집을 우려하고 있다. 시리는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받으면 이를 곧장 애플 서버로 보낸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문맥을 이해하고, 그가 원하는 검색 결과를 보여주거나 해당 기능을 실행한다. 단순히 손에 든 아이폰과 내가 소통(疏通)하는 방식이 아닌 것이다. 시리와 대화하는 문장 하나하나는 차곡차곡 애플의 서버에 쌓인다. 위치 서비스가 켜져 있으면, 사용자의 현재 위치도 자동으로 제공돼 시리가 보다 정확한 답변을 하는 데 이용된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있는 주소록, 노래 제목 등의 정보도 모두 시리 검색을 위해 활용된다.
애플의 서버에 쌓이는 사용자들의 개인적 관심사, 위치정보 등 빅데이터는 향후 맞춤형 광고에 활용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모바일서비스업체 '그레이삭스'의 김홍균 이사는 "시리는 명령을 수행하는 비서라기보다는 애플이 구글과 대항하기 위해 만든 감성적인 형태의 검색 플랫폼"이라며 "사용자가 던지는 개인적인 질문을 바탕으로 향후 치밀한 맞춤형 광고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리는 단지 입력방식이 자판에서 음성으로 바뀌었을 뿐 '모바일 검색'이라는 형태는 구글 검색과 동일하다. 하지만 마치 비서가 대답하는듯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사용자로 하여금 보다 개인적이고 내밀한 질문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글에 "아내의 생일이 언제냐"고 묻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사용자들이 점차 시리에 익숙해지면서 '맛있는 집 알려줘'와 같은 질문을 할 경우, 애플은 사용자의 모든 정보를 동원한 위치기반 광고서비스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사용자는 정확한 정보를 원하겠지만 결국엔 고도로 개인화된 광고를 받아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