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나 자동차 등이 주를 이루던 렌탈 대상이 침대는 물론이고 가발, 애완동물, 화분, 오토바이, 캠핑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19일 렌탈 업계에 따르면 미술품이나 고가 오토바이, 캠핑카 등 마니아를 위한 취미용품은 물론이고 애완동물이나 화분 등 살아있는 생물까지 렌탈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아직 미국이나 러시아와 베트남 등지에서 성행 중인 ‘대리 아빠’ 서비스까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렌탈 제품의 대상이 다양화되고 있는 것이다.

KT렌탈은 최근 업계 최초로 남성들의 로망인 명품 모터사이클 할리데이비슨과 캠핑카 렌탈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가 1000만원 대의 할리데이비슨 슈퍼로우(XL883L)모델을 월 20만원(36개월 기준) 정도에 빌려탈 수 있다. 약정 기간이 만료된 후에는 명의를 이전할 수도 있다.

KT렌탈은 6월들어서는 업계 최초로 전기차 장기 렌탈 상품을 선보였다. KT렌탈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기차 사용에 불편함에 없도록 KT금호렌터카 제주지점에 급속충전기를 추가로 구축할 방침이다.

KT렌탈 관계자는 "뱅앤올룹슨 같은 고가의 오디오 같은 제품 렌탈을 포함해 앞으로 생활에 쓰이는 모든 물건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침대 매트리스를 월 2만9000원에 빌려주고 있다. 공기청정기, 비데, 음식물처리기, 정수기, 연수기, 가습기 등 가전제품에 이어 가구로 렌탈 대상을 확대한 것. 웅진코웨이는 침대 매트리스의 경우 다른 침구류와 달리 쉽게 세탁할 수 없어 위생관리가 어렵다는 점에 착안했다.

회사 관계자는 "매달 많게는 4000명 신규 이용자가 추가될 정도로 매트리스 렌탈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킹런코리아는 바이러스성 질병과 병원 내 2차 감염에 대한 우려가 큰 병원 등에 커튼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이 회사는 렌탈서비스는 병원 개원 시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정기적인 세탁을 통해 커튼의 청결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보수 관리까지 대행해 줘 인기가 높다.

고가의 제품뿐 아니라 사용이 빈번하지 않은 제품 렌탈도 빈번해지고 있다. 인모통가발 대여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인'은 헤어스타일을 자주 바꾸고 싶은 젊은 여성이나 결혼식 같은 모임을 앞둔 중년층을 겨냥해 가발 대여사업을 진행 중이다.

렌탈토이는 아이들이 장난감에 실증을 자주낸다는 점을 고려, 매달 소정의 회비를 내면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으로 교체해줄 수 있는 장난감 대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버케어는 노년 인구가 증가하면서 휠체어나 목욕기구 등의 실버용품 대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살아있는 생물을 빌려주는 렌탈서비스도 인기다. 트리포유나, 우드팟, 인터가든과 같은 곳은 월 1만에서 3만원을 받고 화분 렌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드팟 관계자는 “화분을 꼭 집에 두고 싶지만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사람을 위해 화분렌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늘 싱싱하고 생명력 넘치는 화분을 수시로 바꿀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서비스 이용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완견 대여 서비스도 인기다. 행복한 강아지는 가족간 의견 차이로 애완견 입양을 결정할 수 없었던 희망자들을 위해 애완견 대여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고객은 강아지를 빌려 키우는 동안 입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대여 대상은 암컷으로 최소 대여 기간은 2주다. 대여할 때 강아지 분양가 전액을 낸 뒤 반납할 때는 분양가의 30%와 하루 대여료 2000원씩이 내면 된다.

행복한 강아지 관계자는 “100마리가 대여되면 이 중 95마리 정도만 분양이 이뤄지고 5마리 정도는 다시 되돌아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미술품 렌탈도 미술품 애호가들 사이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미술품을 대여하면 구입할 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품의 월 대여료는 평균 판매료의 3%다.

렌탈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렌탈의 대상이 고가의 가전제품이나 한시적으로 필요한 제품이었다면 최근에는 살아있는 생물에서부터 취미생활까지 다양한 물건에 대한 렌탈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 렌탈 제품군이 훨씬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