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7만2000명 늘어나 '고용 호조'가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수가 40만명을 넘어섰다. 실업률도 3% 초반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 수가 10개월째 감소하고 베이비붐 세대의 생계형 일자리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여기에 사회진출을 앞둔 20~30대 청년 취업자 수는 여전히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고용의 질'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인구도 늘어나는 추세다.

◆ 베이비붐 세대는 '생계형 일자리'‥그들의 자녀는 '취업난'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513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만2000명이 늘었다. 취업자수가 25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0년 5월 이후 2년만이다.

그러나 부모 세대의 '생계형' 일자리가 자녀 세대의 취업난을 가려주는 모습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취업자 수가 취업자 증가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대는 28만2000명,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7만8000명 늘었다.

일자리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50~60대 취업자 수 증가가 '고용 호조'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중 대다수는 도소매업·음식업·숙박업종 취업자 수 증가였다. 특히 지난달 자영업자는 18만6000명 늘어나며 베이비붐 세대의 '생계형 창업'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지난 4월에 비해 2만3000명 늘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자영업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들 자녀의 사회 진출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1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포인트 올랐다. 특히 대졸 이상의 실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2000명(9.5%)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30대의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을 배제해도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모습"이라며 "특히 20대 실업률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취업난에 좌절하는 사회 초년병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만2000명이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취업 준비자가 줄어들면 이에 상응하게 고용률이 늘어나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며 "이러한 현상이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제조업 취업자 수 10개월째 감소세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의 일자리 숫자는 10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7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8월 2만8000명 감소세로 전환된 이후 지난 1월 11만4000명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송성헌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난해 유럽재정위기 여파가 제조업 일자리에 꾸준히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제조업 취업자 수는 400만명 안팎에서 맴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줄어드는 제조업 일자리를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이 메워주는 모습이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만1000명이 늘었다. 특히 '무상보육' 혜택을 받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9만2000명), 교육서비스업(8만8000명)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