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한 번 충전으로 서울-부산 왕복 거리(약 82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 새로 만든 배터리는 가격도 저렴하고 무게도 가벼워 전기차 실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선양국 한양대 교수(에너지공학과) 연구진은 10일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보다 사용기간이 5배 정도 늘어난 전기차용 차세대 고성능 리튬공기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의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인터넷판 11일 자에 실렸다.

전기차에는 일반적으로 충전과 방전이 가능한 2차전지인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한다. 현재 한 번 충전으로 전기차가 갈 수 있는 거리는 160㎞ 정도다.

선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기존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이나 코발트 같은 금속 대신에 탄소를 사용하는 리튬공기배터리를 개발했다. 또 리튬이온이 음극과 양극 사이를 오가게 해주는 전해질을 에테르 계열의 새로운 물질로 바꿔 효율을 높였다. 선 교수는 "리튬공기배터리는 무겁고 비싼 금속 대신에 싸고 가벼운 탄소를 쓰기 때문에 전기차 무게와 가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단위 부피당 에너지 보유량이 리튬이온배터리의 10~11배이며, 전기차용 실제 배터리 팩(pack)으로 따지면 성능이 4~5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선 교수는 "전기차에 쓸 수 있게 전극을 많이 집어넣고 공기 중의 수분과 이산화탄소가 양극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기술 등을 개발하면 5년 뒤엔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튬공기배터리는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IBM은 올 4월 "한 번 충전으로 800㎞ 주행이 가능한 리튬공기배터리 시제품을 내년까지 미 국립연구소들과 공동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