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앞으로 세계 경제의 여러가지 변화 가능성에 따른 후속 대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6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로 12개월 연속 동결한 뒤 브리핑을 갖고 "금리 정책에 대한 우리의 기조를 변화시킬 만은 특별한 사유를 찾지 못했지만 경제 상황의 변화에 대해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검토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재는 특히 "통화정책은 앞으로 해외 위험요인 및 이에 따른 국내 금융·경제 상황을 면밀히 판단해 운용할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경제변화를 예의주시해서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그동안 강조해온 '금리정상화'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그는 "불확실성이 늘어나고 빠르게 변하는 대외 여건을 볼 때 금리 정상화는 변수가 많다"면서 "우리 경제의 물가 상승률과 성장잠재력 등이 감안된 중립 금리 수준이 얼마쯤인지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은이 3.5%로 제시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수정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는 "그동안 유가가 20% 가까이 하락한 반면 환율은 최근 5% 가까이 오르는 등 성장 전망의 전제가 많이 변했다"며 "7월 중순에 새로운 경제전망치를 내놓기 위해 작업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수입이 크게 줄어 경상수지 흑자가 나오고 있다"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당초 목표치를 초과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최근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소비자 물가상승률에 대해도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보육료, 무상급식 등 정부 정책효과를 제외하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약 3.2%로 지난달 3.1%보다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고 진단했다. 또 "(최근의 물가상승률 하락추세에)양면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깊이 있는 분석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인민은행이 전날(7일) 3년6개월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것과 관련해선 "1차 시산에 따르면 중국 경제성장률은 0.03%포인트 오르고 물가는 0.017%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간접적인 영향으로 경제성장률은 0.015%포인트 오르고, 물가도 상승해서 0.000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 총재는 그리스 유로존 이탈(Grexit), 스페인 뱅크런 우려 등 유럽 재정위기 상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에 따른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다소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자산운용을 하는 입장에서 시나리오별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최선의 정보를 갖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