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은 4일 "그리스, 스페인 등에서 촉발된 유럽 재정위기가 1929년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으로 이해될 것“이라며 ”그 자체로 충격이 클 뿐만 아니라 실물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그 파급영향이 대단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그리스 사태가 조기 진화되지 못해 스페인으로 전이될 상황에 있는데 스페인의 경제규모는 그리스의 5배로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예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조5000억달러로 그리스(3000억달러)의 5배이며 우리나라(1조1000억달러)보다도 더 많다. 유럽계 은행의 스페인에 대한 익스포져는 5129억달러로 그리스(905억달러)의 6배에 달한다.

김 위원장은 "금융당국이 위기발생에 충실히 대비했다 하더라도 급박하게 변화하는 위기상황에 신속·정확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그간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대책이 즉각 가동될 수 있어야 한다"며 "유럽 재정위기의 심각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위기대비 태세를 한층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유럽사태 확산시 우리나라의 실물부문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서민금융, 중소기업 지원 등 정책금융지원을 활성화하고 가계부채, 외환건전성 등 금융시스템 안정에도 지속적으로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신자유주의가 앞으로는 공고한 시장안정과 질서를 전제로 자율을 추구하고 소비자·투자자 보호, 강화된 사회적 책임 등을 강조하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융부문에서도 이러한 변화 기류를 적극 수용해 금융소비자·투자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 강화, 금융회사 경영지배구조의 투명성·책임성 제고, 사회공헌·사회적 책임 강화가 강조되는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