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자력발전소 첫 수출 사업인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지원 구조가 UAE 정부 보증을 바탕으로 사업자에게 자금을 직접 대출해주는 기업금융 방식으로 변경됐다. 수출입은행이 100억달러를 대출하고 미국 수출입은행, 아부다비 현지 은행, HSBC(홍콩상하이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 등이 참여하는 대주단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UAE 원전사업에 대해 금융 지원을 담당하는 수출입은행은 UAE 정부와 협상을 통해 금융 지원 방식을 기존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코퍼레이트파이낸싱(CPㆍ기업금융방식)으로 변경했다.

당초 자금을 공동으로 빌려주는 금융회사인 대주단 금융 지원은 해당 프로젝트 자체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PF 방식이었다. 원전이 건설되면 여기서 생산되는 전력을 판매한 대금으로 18년간 대출금을 갚는 것이었다. 하지만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국내외 금융사들을 끌어들여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수출입은행은 이 점을 감안해 UAE 정부에 대출 원리금 전액 보증을 요구했고 UAE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

금융 지원 구조가 정부 보증을 바탕으로 건설사에 직접 대출하는 CP 방식으로 바뀌면서 미국 수출입은행과 글로벌 IB들이 참여하는 대주단 구성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수은 관계자는 "미국 수출입은행 등 8개 금융회사가 참여하는 대주단 구성이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이달 내에 최종 금리 협상을 끝내면 금융 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이 100억달러를 대출하고 나머지 40억~50억달러를 해외 금융회사들이 대출할 예정이다.

HSBC와 CS는 금융주선을 통해 투자자들을 모아서 대주단에 참여하는 형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수출입은행은 원전 건설에 필요한 기자재 일부를 미국 기업에서 납품받는다는 조건을 달고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