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30-50'을 넘어 '30-80 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8000만명 클럽)에까지 진입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현재 세계에서 30-80 클럽 가입국은 미국·일본·독일 세 나라밖에 없지만, 한국도 '통일'이라는 지렛대를 활용하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남북한이 통일된다면 인구가 7200만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수준에 이르면 탄탄한 내수 경제를 구축해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일본이나 미국은 전체 경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70~80%가 넘는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 증대로 경제 규모가 커지면 혁신을 실행하는 데 시행착오를 거친다고 하더라도 충격을 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1989년 11월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당시 현장. 독일은 통일 이후 1991년 ‘20-50 클럽’에 진입하고 4년 만인 1995년 ‘30-80 클럽’에 가입했다. 하지만 1996년 이후 통일에 따른 경제적인 부담으로 국민소득이 다시 2만달러대에 머무르다, 2004년에 ‘30-80 클럽’에 재진입한 뒤 계속 이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의 32분의 1(720달러)에 불과한 북한을 끼고 3만달러를 달성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통일 독일의 경우 동독의 1인당 소득이 서독의 3분의 1 수준으로 한국보다 상황이 매우 양호했음에도 1995년 한 해에만 3만달러를 넘기고 2000년대 중반까지 2만달러 선에서 머물렀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통일 준비를 엉성하게 했다가 먹을 입만 많아지고 먹거리가 없어지면 소득 3만달러 진입을 못하고 헤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일재정 확충, 신성장 산업 개발 등 경제적 노력과 함께 외교적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