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 직전까지 갔던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DMC) 랜드마크 빌딩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개발 사업이 한숨 돌리게 됐다. 사업시행자는 이달 말 긴급주주총회를 열어 주주 전체의 의견수렴을 하고, 서울시에 재협상을 요청할 계획이다. 다만 서울시가 랜드마크 빌딩 133층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무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26일 상암DMC 랜드마크빌딩 PF 사업의 사업자인 서울라이트타워㈜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라이트타워는 25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이르면 오는 30일 긴급 주주총회를 개최해 서울시가 요구한 원안대로 공사를 진행할지를 묻는 안건을 재상정하고, 전체 주주에 대해 의견청취를 할 계획이다.

서울라이트타워는 지난주 주주총회에서 이 안건을 상정한 결과 주주 가운데 53%가 반대했고, 19%가 찬성했으나, 참석한 주주가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정족수인 75%를 넘지 않아 공식 의견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강한식 서울라이트타워 본부장은 “현재 최대주주인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사업 속개에 대한 열망이 크다”면서 “총회에서 전체주주의 의견을 청취하고 나서 설득작업을 비롯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라이트타워의 최대주주는 한국교직원공제회(지분율 20.17%)이며, 대우건설을 비롯한 12개 건설사가 38.16%, 산업은행 등 금융투자자가 30.2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18일 서울라이트타워에 랜드마크 빌딩의 착공시한인 31일까지 당초 사업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할지 결정하라고 최종 통보했다. 강 본부장은 “정식 절차를 밟게 되면 (통보시한을 넘긴) 6월 12일은 돼야 주주총회가 가능하지만, 이사회에서 긴급 주총을 의결했다”면서 “주총일정까지 서울시에 기다려달라고 요청할 계획이지만 (안된다면) 최대한 시한 이전에 타결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상암DMC 랜드마크 프로젝트는 마포구 상암 DMC 3만7280m²(약 1만1296평)의 용지에 640m(133층) 높이, 세계 두 번째 높은 빌딩을 짓는 사업이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서울라이트타워는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시에 4차례 사업계획 변경을 요청했다.

서울라이트타워는 지난달 4차 계획서를 제출해 당초 지하 9층, 지상 133층이던 규모를 지하 7층, 지상 70층으로 낮추고, 주거비율을 기존 20%에서 30%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으나 시가 거절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서울시 박병현 과장은 “최근 1년 동안 사업시행사들 때문에 사업이 차일피일 미뤘다”면서 “통보한 시한까지 사업 진행 여부 결과를 내지 않을 경우 계획대로 계약 파기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