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이 흐르고, 북쪽에는 산이 솟아 있고, 마을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한국의 자연스러운 지형과 문화를 용산공원에 고스란히 담을 계획입니다."

용산공원 설계 국제 공모전에 당선된 세계적인 조경가 아드리안 구즈(Adriaan Geuze·51)가 한국을 방문해 24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용산공원 설계의 기본적 모티브는 한반도의 지도에서 따 왔다"며 "한강 쪽에서 바라본 용산공원과 남산의 모습은 신기하게도 한반도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구즈는 네덜란드 '쇼우베흐광장', 영국 '쥬빌레공원' 등을 설계해 "조경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즈는 한국의 대표적 건축가 승효상 '이로재' 대표와 공동으로 용산공원 설계작품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을 출품했다.

용산공원을 설계한 아드리안 구즈는 24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용산공원을 낮에는 물론 밤에도 살아 있는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원 설계의 기본 콘셉트는 100년 넘게 군대가 주둔하면서 훼손된 자연·역사·문화를 치유하는 것이다. 구즈는 "용산공원 부지에 남아 있는 건물 1400여채 중 50여채는 원형을 살려 보존하고, 철거한 건물터 주변에는 나지막한 무대('마당')를 만들어 시민들이 공연·취미 생활을 즐기게 하겠다"고 말했다.

공원 설계안에는 용산공원의 이태원 쪽 부지에 '감옥 나이트클럽'을 짓자는 제안도 들어 있다. 일제시대 감옥 건물을 활용해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클럽을 만들자는 구상이다.

구즈는 "공원에 나무와 풀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며 "젊은이들이 밤에도 공원에서 즐기고 놀 수 있게 클럽·영화관·한국 전통 음식점·카페를 짓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소형 폭포에 조명을 설치하고, LED 조명으로 계곡과 오솔길을 만들어 밤에도 살아 있는 공원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해방촌'이라고 불리는 용산2가동 일대 노후 주택을 모두 철거하고 남산과 용산공원을 잇는 녹지축을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구즈는 "멀쩡한 마을을 몽땅 철거하는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주택을 3~4채씩 매입해 마을 중간중간에 소규모 공원을 여러 개 만들고, 마을 일부도 보존하는 방식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산공원사업은 2017년부터 시작해 2027년에 완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