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아시아·태평양사업부 매각이 외국계 잔치가 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ING그룹이 생명보험 아태 법인을 일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금융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예비입찰을 하루 앞둔 17일 "매각 방식 및 대상이 당초 전략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불참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ING그룹의 매각 방식 및 대상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삼성생명은 "매각 방식 등의 변화가 있을 경우에는 참여 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이라며 여운도 남겼다.
ING그룹은 아태 생명보험 사업부 매각을 위해 오는 18일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을 통해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 "ING생명 아태 법인 일괄매각 가능성 높아"
ING그룹은 아태 생명보험 법인인 중국·인도·일본·한국·태국·말레이시아·홍콩 등 7개 법인을 분리매각할지 아니면 일괄적으로 매각할지를 인수의향서를 받아본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아태 지역을 패키지로 묶어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NG생명은 가격을 높게 받기 위해 일괄 매각할 예정"이라며 "매각방식은 분리매각과 일괄매각에 대해 모두 열어놨다고 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ING그룹 아태 보험사업은 한국과 일본이 75%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25%는 말레이시아, 태국, 중국, 홍콩, 인도 등이다.
일본의 경우 부채가 많고 180억 유로 규모의 고보장(high-guarantee) 변동성 연금상품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고 있는 반면 한국은 가장 사업성이 좋아 인수 매력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이에 따라 일본만 따로 떼어 팔기 어려운 상황이라 일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합작법인인 중국과 인도의 경우 합작회사에 우선권이 돌아갈 수도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7개국의 ING생명 법인을 일괄적으로 사들일 경우 예상 가격은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 KB금융·대한·교보, 입찰 참여 전망‥"푸르덴셜 등 일괄 인수 희망 외국계 유리한 고지"
이에 따라 사업부 일괄 인수를 검토 중인 외국계들이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는 미국계 대형 보험사인 메트라이프와 푸르덴셜그룹, AIG그룹 아시아 자회사인 AIA, 중국 생명보험사들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선 사업부 일괄 인수를 검토 중인 메트라이프와 푸르덴셜그룹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본사에서 ING생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며 "본사 자금사정이 좋아 현금동원력은 풍부하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사 중에선 KB금융지주가 자금력이 있으나 한국법인 인수만을 원하고 있어 입찰을 하더라도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는 한 우선협상자 선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지난 2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KB는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단독으로 ING생명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면서도 "워낙 경쟁자가 많아 (경쟁력이)약하다는 생각도 든다. 외국계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국 법인을 KB에 준다고 제안하면 참여할 생각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은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자금력이나 적극성 측면에서 외국계에 비해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ING생명 1차 매각이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1차에서 힘 뺄 필요가 없다"며 "일괄매각이 실패로 끝난 후 일부를 떼내어 분리매각 하는 방향으로 딜이 진행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입력 2012.05.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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