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몬스터는 지난해 매출액의 80%에 이르는 막대한 돈을 광고비로 집행했다. 티켓몬스터 광고모델 톱스타 공유의 모습.

지난달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가운데 티켓몬스터가 처음으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동안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매출액이나 적자 규모 등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몇몇 소셜커머스 순위 집계 사이트들이 거래액을 집계했지만, 부정확한 부분이 많았다.

처음 공개된 티켓몬스터 감사보고서는 충격적이었다. 티켓몬스터는 지난해 미국 소셜커머스 업체인 리빙소셜이 인수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회사다. 글로벌 기업인 인수한 만큼 시장에서 우려하던 적자 규모도 많이 줄였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티켓몬스터의 재무 사정은 열악한 수준을 넘어 완전 자본 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 당기순손실이 매출의 2배

티켓몬스터의 지난해 매출액은 327억1422만원이었다. 전액이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수익이다. 매출은 2010년(33억2442만원)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당기순손실 증가 폭은 매출액보다 훨씬 컸다. 티켓몬스터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669억3902만원으로 2010년(25억2988만원)의 26배에 이른다. 당기순손실의 급격한 증거는 판매비와 관리비가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직원급여는 161억1140만원으로 18배, 복리후생비는 16억4955만원으로 14배, 지급수수료는 67억2721만원으로 22배, 판매촉진비는 52억5132만원으로 22배 늘었다.

특히 광고비가 크게 늘었다. 티켓몬스터는 지난해 267억502만원을 광고선전비에 썼다. 1년 전보다 10배 늘어난 것이다. 당기순손실이 매출의 2배인 회사가 광고비를 매출의 80% 수준으로 썼다.

티켓몬스터 주요 경영 수치.

재무상태나 현금흐름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티켓몬스터의 지난해 유동비율은 36.7%로 2010년(69.9%)보다 2배 가까이 나빠졌다. 유동비율은 유동부채에 대한 유동자산의 비율로 낮을수록 부채가 많다는 의미다. 티켓몬스터의 지난해 유동자산은 225억9905만원, 유동부채는 615억511만원을 기록했다. 이자가 안 생기는 부가세수금, 선수수익 등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안에 갚아야 할 돈은 3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티켓몬스터는 "통상 사업상 발생하는 현금 흐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티켓몬스터의 부채비율은 193.6%에 이른다. 총자산이 328억9438만원이고 총부채는 636억8965만원이다. 지난해 8월 리빙소셜에 인수되면서 주식보상비용으로 165억원을 회계처리한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주식보상비용은 주식선택권(스톡옵션)에 대해 조금씩 회계처리하는 것으로, 티켓몬스터는 회사가 매각되는 과정에서 기존에 있던 스톡옵션을 한꺼번에 회계처리했다.

◆ 리빙소셜에 수익률 10% 보장

티켓몬스터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리빙소셜코리아가 10%의 수익률을 보장받고 있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티켓몬스터는 2010년 9월 4일과 2011년 1월 18일에 각각 상환우선주 8530주, 5380주를 발행했다. 초기 기관투자자들에게 발행된 우선주는 리빙소셜이 인수하면서 리빙소셜코리아가 전부 인수했다. 상환우선주 1만3910주를 전부 보유하고 있는 리빙소셜코리아는 상환가액으로 10% 이상을 보장받고 있다. 티켓몬스터는 상환기간인 발행일로부터 3년 이후에는 언제든 리빙소셜코리아가 투자금액 상환을 요구하면 이를 들어줘야 한다.

이외에도 티켓몬스터가 외형을 키우는 과정에서 인수한 데일리픽, 아스트릭스, 리버티그룹 등도 지난해 수억원 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데일리픽은 초창기 대표적인 소셜커머스 업체였고, 아스트릭스는 개발사, 리버티그룹은 티켓몬스터가 런칭한 구두, 가방, 의류 등을 취급하는 패션 브랜드다.

전문가들도 티켓몬스터의 감사보고서에 혀를 내둘렀다.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389억원 초과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회사의 자금조달계획과 재무 및 경영개선 계획의 성패에 따라 타당성이 좌우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신용평가기관인 NICE신용평가정보도 중소법인신용보고서에서 티켓몬스터의 WATCH 등급을 관찰로 분류했다. 관찰 등급은 부실 징후가 포착됐거나 경제 여건 및 환경 악화 시에 거래 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부여하는 등급이다.

티켓몬스터 관계자는 "기존 차입금의 만기연장, 추가적인 차입 및 유상증자 등을 통하여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