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팀장은 자기 사람을 확실히 챙기는 스타일이다. 일단 '내 사람이다' 싶으면 자주 대화하고 중요한 업무를 맡기며, 인사 시즌엔 은근히 힘쓰기도 한다. 휘하에 있는 직원들은 A팀장에게 충성을 다하고, 누가 봐도 팀의 단합도가 높다. 업무 성과도 잘 나오고 직원들은 팀장이 관여한 프로젝트를 목숨 걸고 수행하기 때문에 리더십이 있어 보인다. 그뿐 아니다. 경조사 등 직원들의 개인적인 일을 빠짐없이 챙기고, 팀원 간에도 서로 돕는 모습이 확실해서 조직력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상사에게 충성하고 내 사람만 챙기는 리더십은 조폭 리더십
A팀장은 그러나 맘에 들지 않는 직원에겐 정반대로 대한다. 경력사원이 들어올 경우엔 이런저런 시험을 해보고, 그 과정에서 자기 사람이 아니다 싶으면 확실히 아웃시킨다. 이렇게 그룹에서 제외되면 조직 생활이 팍팍해진다. 공식적으로 차별하는 건 아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에 들어가지 못하면 중요한 정보에서 소외되고 승진 등 성장 기회는 멀어진다. 그러니 직원들이 그의 눈치를 슬슬 보면서 줄을 선다.
A팀장은 또 상사에게는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한다. 임원의 사적(私的)인 애로사항도 A팀장에게 부탁하면 잘 해결해낸다. 자녀 유학에 필요한 일 처리, 부인이 쓸 PC 구매와 설치 등도 슬쩍 힌트만 주었는데도 A팀장이 팀원들을 동원해서 처리한다. 입맛에 맞게 일 처리를 잘 해내고, 직원들에게도 영향력이 있는 그를 상사도 무시하지 못한다.
A팀장의 리더십은 전형적인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이다. 거래적 리더십이란 리더십을 '기브 앤 테이크(주고받기)'가 분명한 '거래'로 본다. 보스에게 충성을 바치면 조직원의 뒤를 확실히 봐주는 거래의 기본 룰은 조폭 조직에만 있는 게 아니다. 정치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선거 후보자들이 지역 개발 같은 공약을 내걸고 표를 얻는 행위는 어떤가? 이익을 가져다주겠다는 약속에 주민들이 표를 준다면 일종의 거래를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볼썽사나운 몸싸움을 벌이는 진짜 이유는 다음 공천을 좌우할 계파 보스에게 충성을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것도 거래적 리더십이다.
◇거래적 리더와 관계 나쁜 직원들은 위성처럼 빙빙 돈다
거래적 리더십은 리더와의 관계의 질(質)에 따라 관계가 좋은 인그룹(in group)과 관계가 먼 아웃그룹(out group)으로 나뉜다. 실증 연구를 보면 인그룹 사람들이 업무 만족도와 업무 몰입도가 높고 시키지 않은 일도 자발적으로 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럼 인그룹이 되는 요인은 무엇일까? 지연·학연 같은 인연, 고(高)성과자, 공통된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한 중역을 코칭할 때다. 일부 직원들이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고 마치 위성처럼 늘 자신의 주의를 빙빙 돌기만 하는 느낌이라고 한다. 그들을 어찌해야 할지 해결책을 찾기 전에 먼저 그들은 왜 위성이 된 것일까를 살펴보기로 했다. 그리고 부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 중역은 사람에 대한 판단이 매우 빠르고 한 번 내린 판단을 잘 바꾸지 않는 것으로 부하 직원들은 생각하고 있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중역에게서 질책을 당한 팀장들은 '찍혔다'고 인식하고 사기가 크게 떨어져 있었다. 중역은 "내가 사람에 대한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하다 보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비록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분명히 조직 내부엔 그 중역에게 인정받은 그룹과 인정받지 못한 그룹으로 보이지 않는 금이 그어져 있었다. 위성으로 돌던 그 그룹이 바로 아웃그룹이었던 것이다.
그 다음엔 중역에게 '어떤 리더가 되길 원하는가?' '리더로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싶은가?'를 물어봤다. 그 결과 직원들이 잘 따르는 리더, 상사로서 귀감이 되는 리더가 되기를 원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런 다음 믿음이 가는 몇몇 직원들에게만 일을 몰아주는 행태가 관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리고 일감을 나눠주며 아웃그룹 직원들을 포용하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물론 이는 그 중역이 기꺼이 직원들의 생각과 시각을 수용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구성원을 바람직하게 변화시키는 변혁적 리더십 필요
거래적 리더십이 꼭 나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부하 직원에 대한 기대 사항을 분명히 밝히고 동기부여를 시키는 데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서로 주고받는 교환이란 속성 때문에 일방이 아웃그룹이 되어 교환 관계를 포기해 버리면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거래적 리더십의 한계를 지적하며 등장한 개념이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이다. 변혁적 리더십이란 구성원들의 의식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려 그들을 변화시키는 리더십이다. 패배 의식에 빠진 구성원들을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일어서게 하거나 과거의 폐단을 근절시키는 등 직원들에게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변혁적 리더십의 핵심이다. 변혁적 리더들은 카리스마를 지니면서도 부하 직원들에게 지적 자극을 주며 구성원에 대한 개별적 고려를 한다. 조직에서도 사명과 목적을 중시하고 가치를 공유하려고 애쓰는 것은 조직원들과 이익을 주고받는 거래적 리더십에서 벗어나 변혁적 리더십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내가 변혁적 리더인지 알고 싶다면 간단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면 된다. '사람들이 나와 함께함으로써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는가?' 여기에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그는 변혁적 리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