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내뿜은 방귀가 지구 온난화를 유발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의 데이비드 윌킨슨(Wilkinson) 교수는 7일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1억5000만년 전 중생대(中生代)에 살았던 초식공룡들은 오늘날 자연과 인공에서 방출되는 것을 합친 분량의 메탄가스를 방귀로 내뿜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방출량은 적지만 온실효과는 25배나 된다. 과학자들은 소 4마리가 트림이나 방귀로 방출하는 메탄의 온실효과는 자동차 1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에 맞먹는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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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킨슨 교수는 몸무게가 수십t이나 되는 중생대 초식공룡들도 소처럼 풀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메탄가스를 방출했을 것으로 봤다. 연구진이 면적 1㎢에 초식공룡이 10마리 정도 살았을 것으로 보고 추산한 결과 초식공룡들이 방귀로 내뿜는 메탄은 연간 5억t에 달했을 것으로 나왔다. 오늘날 지구상의 가축 전체가 내뿜는 메탄양 5000만~1억t보다 5배 이상 많다.

기후학자 데이비드 비어링(Beerling) 영국 셰필드대 교수는 "초식공룡이 내뿜은 메탄양이면 당시 지구 기온을 섭씨 1도 정도 높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견도 있다. 공룡학자인 한국지질과학연구원 이융남 박사는 "화석을 보면 초식공룡은 소처럼 되새김질을 하지 않고 닭의 모래주머니처럼 작은 돌을 삼켜 풀을 소화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생물 발효가 제한적이어서 공룡이 지금의 소처럼 많은 메탄을 발생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