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ㆍ우리금융 “저축은행 추가인수 부정적”

- 신한금융ㆍ하나금융 “지금은 때가 아니다‥향후 검토해 볼 것”

솔로몬, 한국 등 대형저축은행을 포함한 4곳의 저축은행이 추가로 영업정지되면서 이들 저축은행을 누가 인수할 것인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저축은행 영업정지 때 저축은행을 각각 1곳씩 인수했던 금융지주사들은 저축은행 추가 인수에 일단 부정적인 반응이다. 금융지주사들은 혹시 당국에 또 팔을 비틀려 부실 저축은행을 떠맡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에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의 자산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금융지주사가 아니면 M&A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결국은 1차와 2차 저축은행 구조조정 이후 처럼 금융지주사들이 등떠밀려 인수전에 참여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 눈덩이 부실에 놀란 금융지주사‥저축銀 추가인수 소극적

이번에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들이 서울에 지점이 있는데다 매각방법이 부실을 털어낸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이기 때문에 금융지주사들이 관심을 가질만 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저축은행을 이미 인수한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 저축은행 인수 후 추가로 드러난 부실로 상당한 곤혹을 겪은 만큼 저축은행 인수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당국 한 고위관계자는 “당국 검사를 통해 드러난 저축은행 부실은 실제 전체 부실의 3분의 1수준이라고 보면 된다”며 “지난해 저축은행을 인수한 금융지주사들도 추가부실 때문에 한동안 고민을 많이 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4대 지주사 중 인수합병(M&A)에 가장 여력이 있는 지주사는 KB금융지주가 꼽힌다. 그러나 KB금융지주 관계자는 7일 “ING생명도 있고 여러 측면에서 저축은행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이라며 “당분간 추가 인수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영록 KB금융 사장은 지난 주말 아시아개발은행(ADB) 연례총회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축은행의 수익모델이 굉장히 제한돼 있다"며 "저축은행 추가 인수보다 내실을 기해야 할 때"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임 사장은 "그동안 PF로 고수익을 올렸지만 지금은 PF가 시장성이 거의 없어졌고 저축은행 규모를 이전처럼 키우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민영화 단계 진행돼 저축銀 인수 어려워”

이팔성 회장이 저축은행을 추가 인수하겠다고 밝힌 우리금융지주(316140)도 민영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매각 기간 중에 저축은행을 추가 인수하면 매각 가격에 변동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일련의 행동을 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민영화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없다”며 “민영화 성공여부에 대해선 알 수 없으나 매각 기간 중에 M&A를 하면 가격에 변동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도 “지금은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어려운 단계이지만 외환은행을 인수한지 얼마 안 돼서 조직을 추스러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며 “자금여력은 있는데 벌려만 놔서 해결될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인수했던 신한저축은행을 정상화 시킨 후에 추가 인수를 검토하겠다는 반응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신한저축은행은 과거에 팔았던 고금리 예금이 남아있는 상황이어서 이 예금이 해결돼야 생각해볼 수 있다”며 “현재 매물로 나온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해선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지금은 인수희망자를 거론할 단계는 아닌것 같다”며 “다만 예보에서 저축은행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후보자군을 물색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