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44) 삼성전자 사장이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 지주회사인 '엑소르(Exor)'의 사외이사로 추천된 데에는 존 엘칸(36) 피아트그룹 회장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피아트그룹 창업자인 고(故) 지아니 아그넬리 회장의 외손자인 엘칸 회장은 이재용 사장처럼 오너 가문의 3세라는 점과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관심이 많다는 것 등의 공통점이 있다. 엘칸 회장은 지난 2010년 방한 당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방문해 이 사장과 2시간 동안 함께 식사를 할 정도였다.

이재용 사장이 엑소르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피아트와 전자·IT 분야의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와의 협력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전자장치 산업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피아트로서는 최적의 협력 파트너를 갖게 된 셈이다. 삼성 입장에서도 자동차용 전지사업을 '5대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만큼 새로운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의 CCO(최고고객책임자)에 이어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으면서 해외 주요 기업 CEO들을 중심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그가 한국 최대 기업의 3세라는 점 외에도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박사과정을 거친 것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의 역할은 외부 손님을 맞는 의전 역할에서 주요한 협상을 주도하는 역할로 강화되고 있다. 인텔의 폴 오텔리니 CEO나 라이트호퍼 BMW CEO를 만나 구체적인 사업 협상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고(故) 스티브 잡스를 만나 메모리 반도체 납품 계약이나 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해 막후 중재자 역할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