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담보물 가치 떨어진 대출 원금회수 나설듯

-PF대출받은 시행사들 “돈 어디서 구하나” 발동동

금융감독당국이 솔로몬저축은행과 한국저축은행등 4개 저축은행을 영업정지시키자 이들로부터 대출을 받은 일부 개인과 기업들이 원금상환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특히 저축은행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을 받은 건설업체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담보물의 가치가 떨어져 원금상환 압력이 심할 전망이다.

솔로몬저축은행에서 500억원을 대출받은 한 시행사는 영업정지 소식을 듣고 비상이 걸렸다. 다음 달 대출만기가 돌아오는데 만기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원금의 20%를 갚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시행사 관계자는 “작년에 저축은행이 구조조정되는 과정에서 원금의 20%를 갚지 못하면 담보물을 경매 처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요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 진행이 어려운데 당장 100억원을 어디서 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9월 토마토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했을 때 한 시행사는 원금의 10%를 갚고 대출 만기를 연장하려고 했으나 상환액이 적다며 거절당해 담보 부동산이 경매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의 PF·건설업 대출 금액은 솔로몬저축은행이 지난해 말 기준 3270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국저축은행이 1825억원이었다. 미래저축은행과 한주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말 기준 각각 783억원, 158억원이었다. 이들 4개 저축은행의 총 여신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조7500억원 가량이다.

예금보호공사는 담보물의 상태와 채무자의 신용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원금 상환액을 결정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대출금 회수는 특정한 기준이 없고 관리인에게 모든 권한이 있다”며 “부실 대출을 정리하는 게 목적인 만큼 정상적인 대출이었다면 계속 거래가 가능하고 담보물이 우량하면 다른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아 갚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시행사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담보물의 가치가 떨어졌을 텐데 다른 저축은행에서 같은 금액을 빌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시장 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원금 회수에만 나선다면 중견 건설업체는 다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