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를 앞두고 후보로 거론되는 일부 저축은행에 뱅크런 조짐이 나타났음에도 금융 당국이 최종 결정을 주말로 미뤄 비난을 받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3일 오후부터 소문을 접한 고객들이 예금 인출을 시작했기 때문에 4일 영업시간 이전에 영업정지를 시켰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퇴출 저축은행이 어디인지 미확인 정보가 난무하기 전에 지체 없이 결정을 내렸다면 혼란을 줄일 수 있었다는 취지다.
당국은 지난 2일까지는 영업정지 조치를 내릴 수 없었다. 이날까지 영업정지 대상 저축은행으로부터 이의 신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3일 이후엔 남은 절차인 '경영평가위원회 심의→임시 금융위원회 의결'을 서둘러 영업정지 조치를 앞당길 수도 있었다. 당국은 그러나 저축은행이 문을 열지 않는 주말에 영업정지를 해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에 따라 경영평가위원회를 토요일인 5일에 열고 6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조치에 앞서 뱅크런 조짐이 나타났는데도 예정대로 주말에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기로 한 이유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영평가위원회를 열면 조치 대상 저축은행들을 불러 해명도 들어야 해 하루가 꼬박 걸리는데, 예정에 없이 3일이나 4일에 위원들을 긴급 소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 일부 관계자들은 "영업정지 처분을 앞당겨야 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지 않았다"고 말해 피가 말랐던 저축은행 예금자들과는 상황 인식에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금융 당국이 영업정지 대상 저축은행 예금자들에게 예금을 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일부러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레 나온다. 어떤 경우든 정보를 얻어 미리 예금을 뺀 고객들과 그렇지 못한 고객들 간의 형평성 논란이 향후에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당국은 영업정지 절차를 압축시켜 진행했다가 소송에서 패소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05년 금융감독위원회는 부산의 플러스저축은행을 영업정지시켰는데, 임시 금융위를 서면으로 의결했다가 1심 법원에서 "행정절차를 안 지키고 위법한 처분을 내렸다"는 패소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