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금융시장엔 '차이나 머니(중국계 자금)'가 얼마나 들어와 있고, 어떤 자산에 투자돼 있을까?
25일 본지가 입수한 금융위원회의 '차이나 머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총 15조1000억원(3월 말 기준)의 차이나 머니가 국내로 유입됐고, 국내 대표 기업 주식과 국·공채에 주로 투자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의 국내 채권 투자액은 10조원대를 넘어서 3대 투자국 반열에 올랐다. 차이나 머니의 국내 주식 투자 내역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주식 1조원어치 보유
차이나 머니의 주식 투자액(2011년 3월 말 기준)이 가장 많은 종목은 삼성전자로 1조40억원어치에 달했다. 2위는 현대자동차그룹(2380억원), 3위는 포스코(2040억원) 등이다.주식 투자 상위 30개 종목은 우량 제조업이 대부분이며, 중국계 주식 투자금 4조7000억원의 80% 정도인 3조6600억원이 상위 30개 종목에 집중돼 있다.
금융업종의 경우 신한지주(1150억원), KB금융(1080억원), 하나금융지주(660억원), 삼성화재(440억원), DGB금융지주(320억원) 등 5곳이며 IT업체는 NHN(830억원), 삼성SDI(400억원), 엔씨소프트(330억원) 등 3곳만 투자했다.
◇채권 투자액은 10조원대
차이나 머니는 주식보다 채권 투자를 더 선호한다. 채권 투자액(10조4000억원)이 주식(4조7000억원)의 2배가 넘는다. 주식 투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은 전체 외국인 투자액의 1.2%에 불과하다. 반면 채권은 외국인 보유액의 11.7%를 차지, 미국(18조2000억원), 룩셈부르크(14조원)에 이어 3위 투자국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국계 자금은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 투자자금"이라며 "특히 채권의 경우 만기 5년의 국·공채 위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나 머니는 주식의 경우 85% 정도, 채권은 100%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국부 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자금으로 추정된다.
◇금융 당국, 시장 교란 요인될까 우려
차이나 머니의 국내 유입은 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EU(유럽연합) 회원국들의 투자금 회수 등으로 인한 환율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금융위는 평가한다.
그러나 차이나 머니의 과도한 유입은 국내 금융시장의 교란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금융 당국이 자금 유·출입 상황을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계 자금이 만기 3년 이상의 장기 채권에 집중됨에 따라 단기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장기 금리가 오르지 않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이 시장에서 안 먹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수출·수입 모두 중국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차이나 머니에 대한 의존도까지 커지면 국내 금융시장이 중국 변수에 휘둘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