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SK하이닉스에 일본의 D램 업체 엘피다의 공동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에 하나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공동 인수 제안을 받아들여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 엘피다를 인수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엘피다 인수에 나섰던 도시바가 1차 입찰에서 탈락한 뒤 SK하이닉스에 공동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매체는 도시바가 SK하이닉스에 엘피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 양사가 절반씩 출자하자고 제안했으나, SK하이닉스가 이를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측은 도시바측의 제안사실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도시바측이 제안을 했을 수는 있지만 현재로선 결정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공동 인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엘피다 인수전은 한일 기업과 미국 기업간 양자 대결로 압축된다. 특히 D램 시장 점유율 2위인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 협력할 경우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선 '공동인수'를 통해 초기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카드를 쥐게 됐다. 특히 현재 점유율 23%로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점유율 12~13%인 업계 3위 엘피다 인수를 통해 1위 삼성전자를 압박할 수 있다. 도시바 입장에서도 SK하이닉스와 연합전선을 펼칠 경우 자금 확보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2002년 D램 사업을 철수한 이후 엘피다 인수를 통해 다시 모바일D램 시장 등에 재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증권 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도시바 측이 제안을 했고 SK하이닉스가 어느 정도 이를 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SK하이닉스가 1차 입찰에만 참여하고 최종입찰에는 빠질 것으로 예상이 됐는데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엘피다 인수와 관련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시장 점유율을 높혀 삼성전자와 맞서려면 엘피다 인수가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한국 반도체 산업의 오랜 경쟁국인 일본 기업과 손을 잡은 것에 대한 우려도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0년간 꾸준한 투자로 D램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를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D램 사업에서 철수했던 일본 기업과 굳이 손을 잡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002년 D램 사업에서 철수한 도시바가 엘피다의 모바일 D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SK하이닉스와 손을 잡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 공동 인수할 경우 지분이 어떻게 나눠질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시장 점유율은 지금보다 6~7% 늘어난 30% 미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엘피다 2차 입찰은 이달 마감된다.
입력 2012.04.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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