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치선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연구위원

최근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로 2803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하이일드 펀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일단 수익률이 좋기 때문이다.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는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BB등급 이하의 채권에 주로 투자하며, 국채 등의 안전자산에 비하여 높은 만기 수익률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자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다. 특히 최근 같은 경기 회복기에는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서 발생하는 자본 이득까지 취할 수 있으므로 더욱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된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하이일드 채권은 3월 기준으로 최근 1년간 6.5% 상승했다. 동일한 기간 코스피지수가 -4.4%의 저조한 성과를 보여준 것을 생각하면 의미 있는 수익률이다. 중장기 성과를 비교해봐도 하이일드 채권은 경쟁력이 있다. 2년 수익률 22%, 3년 수익률은 90%로 같은 기간 19%, 67% 상승에 머문 코스피지수의 성과를 가볍게 뛰어넘고 있다.

하이일드 펀드가 뜨는 또 다른 이유는 주식형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일 것이다. 2007년까지 이어진 주식형 펀드의 황금기 동안 사람들은 높은 수익률에 취해 있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투자자들이 주식형 상품의 극심한 변동성을 경험하게 되자 위험 관리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예금에만 머물기에는 너무 낮은 금리가 불편하다. 그 결과 찾은 것이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와 같은 중위험 중수익 투자상품이다.

그러나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최근 수익률만 보고 가입한다면 시장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 후회하게 될 수도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 하이일드 채권 지수도 고점대비 -35%가 넘게 하락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원금 손실 확률을 더 줄이면서 예금 이상의 수익률을 찾는 투자자라면 뭔가 더 보수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한 가지 생각해볼 수 있는 대안은 적극적 자산배분을 하는 글로벌 채권형 펀드이다. 여기에서 적극적 자산배분이란 때에 따라서 한국채권으로도 자산의 상당 부분을 돌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글로벌 위기상황에는 하이일드 채권을 포함한 대다수 해외채권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다. 이럴 때 유일하게 안전한 투자처인 한국채권을 투자대상에서 배제한다면 손실을 피할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