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연결이익잉여금이 1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와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등도 30조원 이상의 연결이익잉여금을 쌓아둔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대기업이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현금 확보에 열을 올린 셈이다.

4일 조선비즈가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12월 결산법인, 금융회사 제외)의 연결기준 이익잉여금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이익잉여금은 총 348조762억원으로 2010년(309조9020억원)보다 12.3% 늘었다.

30개 기업 평균 이익잉여금은 2010년 10조3300억원에서 지난해 11조6025억원으로 12.3% 늘어났다. 30개 기업 중 24개 기업이 2010년보다 이익잉여금을 늘렸고 6개 기업만이 이익잉여금을 줄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익잉여금이 97조5425억원으로 2010년(85조145억원)보다 12조5279억원(14.7%)이 늘었다. 삼성전자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30개 기업의 이익잉여금 중에서 28%를 차지했다.

이어 포스코와 한국전력, 현대자동차가 이익잉여금이 30조원이 넘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전년(35조8876억원)보다 7.9% 늘어난 38조7094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남겼다. 한국전력은 전년(39조2962억원)보다 9% 줄인 35조7690억원을 남겼지만, 여전히 30조원을 웃돌았다. 현대자동차는 전년(25조2161억원) 보다 27.9% 늘어난 32조2635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축적했다.

이 밖에도 현대중공업이 전년(13조3475억원)보다 15.4% 늘어난 15조3994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남겼고 현대모비스가 9조4883억원보다 29.8% 증가한 12조3122억원을 남기며 이익잉여금 상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SK텔레콤(11조6425억원)과 KT(10조2196억원), 롯데쇼핑(10조918억원)의 이익잉여금도 모두 10조원 넘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익잉여금이 늘어난다는 것은 향후 투자를 위해 기업이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주주들에게도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익명의 한 연구원은 “기업이 투자나 배당 규모는 그대로 두고 이익잉여금만 늘린다면 결국 주주보다는 기업에게만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30개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기와 LG생활건강의 이익잉여금이 유일하게 1조원 미만을 기록하며 가장 적었다. 삼성전기는 전년(7206억원)보다 31.1% 줄어든 4967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남겼고 LG생활건강은 전년(6753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8838억원을 남기며 1조원 미만을 남겼다.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의 이익잉여금, 출처: 금융감독원 공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