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감'으로 꼽히던 소립자 연구에서 우리 연구진이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중성미자 변환상수를 확인했다. 국제학계에서는 우리 측정치가 중국보다 더 믿을 만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성미자는 다른 물질과 반응을 거의 하지 않아 '유령입자'로 불린다.
국내 10여개 대학이 참여한 '원전 중성미자 실험(RENO)' 연구진은 3일 "전남 영광 원자력발전소 인근의 중성미자 검출시설에서 지금까지 측정하지 못했던 마지막 중성미자 변환상수가 10.3%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전날 미국 물리학회의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지에 연구논문을 제출했다.
과학자들은 3가지 중성미자(전자중성미자·뮤온중성미자·타우중성미자)가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다른 형태로 바뀌는 비율인 변환상수를 밝혀내 우주 생성 과정을 추적해 왔다. 지금까지 뮤온중성미자-타우중성미자 변환상수가 100%, 타우중성미자-전자중성미자 80%로 밝혀졌다.
지난달 9일 중국 다야완(大亞灣) 원자력발전소 중성미자 연구단은 같은 저널에 마지막 변환상수가 9.2%라고 밝힌 논문을 제출했다.
중성미자 연구는 지금까지 노벨상을 세 차례나 받을 정도로 물리학의 핵심 연구분야다. 우리나라는 중국보다 3년 늦게 원전 중성미자 검출시설을 짓기 시작했으나, 실험은 중국보다 6개월 앞선 지난해 8월부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국제 학계는 한국이 가장 먼저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국내 연구를 이끈 김수봉 서울대 교수(물리천문학부)는 "중국이 올 8월 실험시설을 완성할 것으로 보고 우리는 4월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중국이 검출시설이 80% 완성된 상태에서 작년 말부터 대규모 물량 공세로 실험을 서둘러 예상치 못하게 우리를 앞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중성미자로 물질의 기원을 찾는 후속 연구에서는 우리가 세계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의 측정치는 1000만번 중 6번 정도 틀릴 정확도이지만, 우리는 10억번 중 2번 정도 틀릴 정확도다.
☞중성미자(中性微子·neutrino)
12개 기본입자 중 전기를 띠지 않는 3종류. 매초 손톱만한 면적에 1000억개가 아무 반응을 하지 않고 지구를 통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