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원자로 '트리가 마크-2(TRIGA Mark-Ⅱ)'가 가동된 지 50년을 맞았다.

연구용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2는 국내 원자력 연구 진흥을 위해 1958년 미국 제널럴 아토믹(General Atomic)에서 도입한 전용 원자로로 전기를 생산하는 대신 과학연구를 목적으로 한다. 1959년 7월 서울 노원구 공릉동 현 한국전력 중앙연수원 부지에서 착공됐다.

트리가마크-2는 1962년 3월 19일에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준공 당시 출력 100kW로 설계됐지만, 동위원소 사용 수요가 늘고 기초과학 연구를 위한 사용이 늘면서 1969년 250kW로 출력을 높였다.

트리가 마크-2는 1995년 1월 가동이 정지될 때까지 33년간 총 출력량 3735㎿h, 총 운전시간 3만6535시간을 기록했다. 1972년 인근에 준공된 연구용원자로 트리가-3와 함께 국내 원자로 연구와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 동위원소 생산에 이바지했다.

1995년 대전 유성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가동을 시작한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비롯해 2009년 해외 최초로 수출된 요르단연구용원자로(JRTR)는 트리가마크-2에서 확보된 원자로 설계 기술과 원자로 재료, 운영 연구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 원전 전문인력과 관련 산업종사자 1339명, 서울대·한양대·제주대·조선대 등 원자력공학 전공생 1719명이 트리가마크-2에서 공부해 인력양성에 이바지했다.

국내 암 치료와 질병 진단 연구에도 기여했다. 질환 진단용 방사성 동위원소 'I-131', 'Au-198', 'Fe-55'을 비롯해 산업용 방사성 추적자 'Na-24', 'Br-82', 생명과학 연구용 방사선 동위원소 'P-32','S-35' 등 10여개 핵종이 트리가마크-2에서 생산됐다.

트리가마크-2와 트리가마크-2와 1995년 가동을 멈췄다. 트리가 마크-2의 바통은 원자력연구원 내에 설치된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가 이었다.

트리가마크-2는 1996년 해체가 결정되면서 1997년 1월부터 해체 공사에 착수해 2007년 부속시설 및 주변시설 해체를 끝냈다.

국내 최초 원자로라는 상징성을 살려 원형을 보전하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서울 도심에 원자로를 남겨두는 것에 부담을 가진 정부가 결국 방사선이 나는 구조물을 제거하고 대신 모형을 제작해 대체하기로 했다. 제염 작업은 2014년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최초 원자로 트리가마크-2는 마지막까지 최초의 기록을 남겼다. 폐로 과정와 제염 과정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원자로 해체 사업으로, 방사성 폐기물 처리 등 제염 관련 기술 실증과 함께 데이터 축적의 기회가 됐다. 향후 고리1호기와 월성 1호기 등 국내 노후 원전 과정에서 관련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해외 원자로 폐로 사업 진출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원자력연구원은 1962년 3월 30일 트리가 마크-2의 가동식을 개최한 것을 기념해 지난달 30일 연구원 내 대강당에서 '국내 첫 원자로 가동 반세기 기념행사'를 갖고 트리가 마크-2 건설 및 운전에 기여한 퇴직 원로들을 초대해 행사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