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 시작 시각이 한 시간 앞으로 다가오자 연보랏빛 의상을 입은 4명의 여성이 클래식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여느 금융사 주총 현장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지만 막상 주총은 잘 짜여진 각본 처럼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날 신한금융지주가 승인한 안건은 이사 선임의 건, 정관 변경의 건 등 총 5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서진원 신한은행 은행장, 윤계섭 서울대 명예교수 등 6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고 주주 의견을 묻자 한 주주가 "의장"이라고 외치더니 "각 후보의 경력과 전문적 지식이 신한지주를 이끌기에 충분하고 특히 서진원 후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신한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주주의 발언이 끝나자 주변에서 큰 박수가 나왔고 한 회장은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런 모습은 지난 23일 열린 KB금융지주 주총에서도 나타났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배당 관련 안건을 상정하면서 "올해는 한 주당 720원 밖에 배당을 못해 안타깝다"고 말문을 열자 한 주주가 "바젤3 등 은행의 재정건전성이 강화되는 추세이고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납득이 가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문적인 용어를 써가며 답했다. 옆에 있던 주주들도 "옳소" "제청합니다"라며 입을 모았다.
과거 상장사들은 주총 때마다 난리를 치는 일부 주주들 때문에 큰 비용을 치렀던 게 사실이다. 이를 막기 위해 주총 현장에 '총회꾼(회사로부터 돈을 받고 주총 안건 통과를 주도하는 사람)'이나 회사 직원들을 동원해 일사천리로 주총을 진행하는 것은 금융사만의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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