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미(48) 코오롱글로텍 미래기술센터장(상무)은 코오롱그룹의 최초이자 유일한 연구 개발직 여성 임원이다. 그는 전통 섬유에 IT를 접목하는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2010년 지식경제부에서 주최한 '제1회 IT융합 기업인상'을 받았다. '전도성 발열 섬유(브랜드명 히텍스)'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히텍스(HeaTex)는 열(heat)과 직물(textile)의 합성어. 히텍스는 전류가 흐르는 잉크를 섬유에 프린팅한 것으로, 코오롱 아웃도어·스포츠 브랜드인 엘로드·잭니클라우스·헤드 등에 발열 의류로 상품화됐다. 히텍스는 극한의 날씨에도 견딜 수 있는 군복에 적용되는 등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코오롱글로텍 미래기술센터 박성미 상무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실험실에서 전도성 발열 섬유'히텍스'를 들고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런 섬유를 만드는 것이 과연 성공할까 고민이 많았어요. 완전히 새로운 소재를 만드는 작업이다 보니, 실험 기계·기구도 일일이 직접 만들거나 골라야 했죠. 1년 이상 집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연구실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그는 "섬유에 IT를 융합해야 했기 때문에 연구원들도 섬유 분야는 물론 전기·전자·기계·바이오·화학·물리 전공자들을 다양하게 뽑아야 했다"며 "그러다 보니 매일 새로운 실험과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히텍스는 지난해 매출 50억원을 돌파했고, 2016년 600억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박 상무가 코오롱과 손을 잡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국내 성심여대 의류직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섬유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섬유디자인을 공부해 석사학위를 받았어요. 당시 미국 지도 교수가 '미술·예술을 전공한 창의성 있는 인재가 공학을 공부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며 제게 섬유공학을 공부하도록 권했죠."

박 상무는 섬유공학의 적용 분야를 확대하기 위해 바이오·의학 분야까지 공부했다. 그는 "그냥 무심코 넘겼던 심전도·체온측정의 원리까지 파고들어 공부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조지아공대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던 그를 코오롱이 발견한 것이다. 처음에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코오롱의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다 2009년 코오롱으로 옮겼다. 주변에서는 미혼인 그를 "섬유와 결혼했다"고 이야기한다.

"제조 기반을 갖고 있는 코오롱에서는 단순히 연구만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상품화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에요. 사람들의 반응을 느낄 수 있죠. 코오롱은 한국 최고의 섬유회사이고, 한국은 세계적인 IT 강국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죠."

박 상무는 의료 기기 분야 등으로 히텍스의 응용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그는 "앞으로는 옷에 디스플레이 기능까지 장착될 것"이라며 "옷을 입으면 자동으로 체온이 측정되는 것은 물론, 엄마가 아이의 체온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섬유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