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반도체가 최근 재정난으로 파산보호신청을 한 일본의 메모리반도체 회사 엘피다 사태를 두고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이달 초 반도체산업협회 2012년 정기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엘피다 파산에 따른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삼성전자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업계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만약 일본 도시바나 미국 마이크론 같은 회사들이 엘피다를 인수하게 되면 국내업체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낸드플래시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도시바의 경우 엘피다를 인수하면 낸드와 D램을 모두 만들 수 있게 되며,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인수하면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이닉스보다 많아지게 된다.
전 사장은 "산업적 논리로는 (엘피다의) 합병 가능성이 높지만 국가별 이해가 달라 확신할 수는 없다"며 "합쳐질 경우 강한 경쟁자가 생겨나는 것이라 예의주시하겠다"고 했다.
반면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엘피다가 법정관리에서 벗어날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경쟁력 약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업체들이 시장 영향력과 사업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라고 했다.
당초 반도체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세계 3위 D램 회사인 엘피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상 고객들이 점차 떨어져나가면서 이 물량들이 한국업체에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권오철 사장의 발언은 업계와 시장의 견해를 쫓아 대세론을 따르고 있지만, 전동수 사장의 생각은 우려가 섞인 삼성 특유의 위기론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엘피다가 경쟁력을 상당 부분 잃어버린 만큼 누구에게 인수되도 과거의 모습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과거 반도체기술과 관련해서도 일본을 많이 의식한 만큼, 전동수 사장의 발언에는 엘피다건이 결론날 때까지는 두고봐야한다는 신중론이 담겨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