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C제조업체 주가가 급락세다. PC 판매가 줄면서 실적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각)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 1위 PC제조업체 휴렛팩커드(HP)의 1분기(11월~1월) 순이익은 14억7000만달러(약 1조6571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 감소했다. 매출은 4.9% 줄었다. 모두 전문가의 예상을 밑돌았다.

세계 3위 업체 델도 상황은 비슷하다. 22일 델은 지난해 4분기(11월~1월)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한 7억6400만달러(약 8612억원)라고 밝혔다. 델은 올해 1분기 매출 역시 7%가량 감소한 149억1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PC 제조업체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태블릿PC의 약진으로 PC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HP는 11월 이후 3개월간 개인용 PC 판매량이 25% 감소했다. 델도 같은 기간 개인용 PC 판매량이 2% 줄었다.

이 때문에 PC제조업체들의 주가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HP의 주가는 22일 전날보다 1.21% 하락한 28.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날(43.5달러)과 비교하면 34% 하락했다. 델은 실적 악화 소식에 22일 하루 동안 5.7% 급락했다. 반면 IT주 중심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10.7% 올랐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작년 4분기 미국 PC 판매량은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영향으로 전년보다 6%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지난해 10월 태국 홍수로 하드디스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PC시장이 고급형은 애플의 맥(MAC)에, 저가 보급형 시장은 중국의 레노버 밀려 뚜렷하게 공략할 만한 시장을 찾지 못하는 점도 한가지 원인이다. 세계 2위 업체 레노버의 경우 지난해 4분기(9~12월)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54%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