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로 패션모델의 옷차림을 보며 전용 펜으로 개인 의견을 메모하는 모습.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는 지난달까지 전 세계에서 200만대가 팔렸다. 작년 10월 영국 런던에서 처음 판매를 시작한 뒤, 100여일 만에 이룬 성과다. 국내에선 70만대가 팔리며 올해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IT 전문가들이 갤럭시노트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지 판매량 때문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라는 두 시장의 경계를 깼기 때문이다. 애플은 3.5인치 화면 크기의 아이폰 시리즈와 9.7인치의 대형 화면을 갖춘 아이패드 시리즈로 스마트폰·태블릿PC 혁신을 이끌었다.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자는 "손가락 외에 별도의 입력도구를 쓰면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간결하고 완결된 디자인과 편하게 가지고 노는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만들겠다는 잡스의 고집이었다.

이후 모든 기기는 잡스의 공식을 따랐다. 유일하게 '노(NO)'라고 외치고 성공한 게 갤럭시노트다. 이 제품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중간 크기인 5.3인치. 그리고 화면에 뭔가를 쓸 수 있는 도구인 'S펜'을 뒀다.

갤럭시노트를 쓰면 샐러리맨의 필수품인 다이어리가 필요 없다. 갤럭시노트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인 '프랭클린 플래너'가 다이어리를 대신해준다. 여기에는 펜노트(Pen Note)라는 기능이 있어 업무·일정·기록 등을 마치 수첩에 손으로 쓰듯 필기하면 된다. 작성한 내용을 트위터나 이메일 등으로 보낼 수 있다. 구글 캘린더와 연동도 가능하다.

여러 명이 함께 문서를 편집할 수도 있다. '수너 스크리블(Sooner Scribble)'이란 앱은 외부 회의에 참석하면서 부하 직원이 보고한 파워포인트(PPT) 문서를 보고, S펜으로 수정 사항을 적어 다시 보내는 기능을 지원한다.

강력한 메모 기능도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예전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스마트폰으로 메모하려면 몇 글자 정도 핵심 키워드만 저장해두는 수준이었다. 갤럭시노트의 메모 앱인 '캐치노트(Catch Notes)'에선 펜으로 아이디어를 쓰고, 간단한 도식이나 그림도 그려서 메모해둘 수 있다. 캐치노트 사이트에 가입하면, 메모한 내용을 온라인상에 따로 보관 가능하다.

무거운 참고서를 대체할 수도 있다. '스마트에듀'와 같은 교육용 앱을 설치하면 언제 어디서나 유명 강사의 수업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한 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면 강의를 보면서 내용을 필기하고 싶을 때는 따로 종이 노트를 꺼내야 한다는 점. 삼성전자는 이달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서 10.1인치 크기의 태블릿PC인 갤럭시노트10.1을 선보인다. 여기엔 화면 분할 기능을 넣었다. 예컨대 오른쪽 화면에 동영상 강의를 띄워놓고, 그 옆 화면에선 필기하며 공부하는 식이다. 5.3인치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갤럭시노트 이용자가 친구와 문자메시지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기 여행지를 지도에 표시해 전송하고 있다.

갤럭시노트는 친구에게 사진을 보낼 때도 예전 스마트폰과 다른 기능을 제공한다. 사진을 첨부해 보낼 때 자판에서 글자를 입력해 보내는 게 예전 스마트폰이다. 갤럭시노트는 사진 위에다 직접 그림 그리듯 간단한 이야기를 써서 보내면 그만이다. 친구와 약속을 잡을 때도 달랑 약도만 보내는 게 아니다. 약도 위에다 "여기서 만나자"라고 쓰고 동그라미 표시를 해놓을 수 있다. 친구가 자동차를 가지고 온다면, 일방통행 등 각종 교통 상황을 고려해 편한 경로를 굵은 선으로 표시하면 된다.

여행을 갈 땐 '트립저널' 앱이 유용하다. 트립저널은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로 내가 지나가는 곳의 위치를 자동으로 체크한다.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하면 자동으로 장소별로 분류해준다. 사진 옆에 손글씨로 여행지의 기분을 적어놓는 아날로그적 감성도 좋다.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은 갤럭시노트 개발동기에 대해 "각종 디지털 기기들이 다소 차갑고 삭막하다는 생각이 들어 사람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주는 아날로그식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