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900조원을 넘어서면서 또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호금융과 보험회사와 같은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1년 4분기 가계신용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은 전분기보다 22조3000억원 증가한 91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8%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카드사 및 할부금융사 외상판매)을 합친 것으로 가계 빚 현황을 보여준다.

가계신용은 지난 2010년 2분기(802조8000억원)에 800조원을 돌파하고 나서 1년 반 만에 900조원을 넘어섰다. 2002년말(464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량으로 부풀었다.

그래픽=조경표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지난해 4분기 858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9조원 늘었고 판매신용은 54조8000억원으로 3조2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은 모두 전분기(각각 13조1000억원, 1조3000억원)보다 확대됐다.

가계대출은 상호금융(4조9000원 증가), 보험(2조3000억원 증가)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기타금융기관에서 두드러지게 늘었다.

예금은행의 전분기 대비 가계대출 증가폭(지난해 3분기 5조4000억원→4분기 6조2000억원)은 1조원 이하였지만 같은 기간 비은행예금취급기관(5조4000억원→7조9000억원)과 기타금융기관(2조3000억원→ 5조원)은 2조원 이상 확대됐다. 기관별 가계대출 총규모(예금은행 456조원ㆍ비은행예금취급기관 187조원 ㆍ기타금융기관 215조원)를 감안하면, 보험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은행을 크게 앞지른다.

한은 관계자는 "상호금융사들이 이자소득세 비과세 수신상품을 내놓으면서 대출영업 기반을 강화한 가운데 보험사들은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확대하고 약관대출을 늘렸다"며 "이 때문에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부쩍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상호금융의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로 9분기째 10%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보험사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3분기부터 7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한편 판매신용은 연말 소비 증가와 같은 계절적 요인으로 증가폭이 3분기 1조3000억원에서 4분기 3조2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