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수입차 업계를 대상으로 가격과 유통구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값비싼 수입차의 차값과 수리비가 줄어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초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MBK),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한국도요타 등 국내 주요 수입차 업체들에 조사계획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공정위는 조사계획서를 통해 이들 업체에 신차가격현황, 가격산정구조, 국내와 외국과의 가격차이 등 가격과 유통구조 전반의 상황을 검토할 수 있도록 관련 서류를 20일까지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공정위는 우선 서면조사 실시 후 문제가 발견되면 이들 업체와 관계사·딜러사들에 대해 현장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가격과 유통구조뿐만 아니라 고객을 상대로 과도한 판촉활동이나 수리비용의 적정성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또 임포터(Imporet·국내에 차량을 수입해 딜러에 판매하는 업체)로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딜러사들과 관계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한국과 유럽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도 관세인하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은 수입차들의 가격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입차 업계관계자는 "공정위의 조사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미 FTA 발효에 따른 가격 인하분을 적용한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 폴크스바겐 코리아와 MBK의 관계사인 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는 작년 독일 본사로부터 불공정거래와 중고차 처리현황에 대해 감사를 받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정위의 수입차 업계 조사에 대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고 분석했다. 수입차의 경우 지난해 총 10만5037대가 신규등록되면서 전년보다(9만562대) 16%나 성장했다. 그 결과 수입차 판매가 사상 처음으로 연간 10만대를 돌파했다.
이러한 수입차 업계의 성장은 최근 들어 더욱 빠르게 증가했다. 실제 1987년 처음으로 수입차가 개방된 이후 연간 5만대가 팔리기까지는 20년이 걸렸지만, 그 두배인 10만대 판매는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수입차 판매속도가 4년 만에 5배 빨라진 셈이다.
이러한 성장세에 일부 수입차 메이커들의 판매량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주요 수입차 업체들의 지난해 판매량을 살펴보면 BMW코리아 2만3293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1만9534대, 폴크스바겐 1만2436대, 아우디 1만345대 도요타 5020대 순으로 많이 팔렸다. 특히 이들 4개 업체는 수입차 시장에서 67%라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수입차 업계의 큰 손들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임포터의 경우 본사차원의 감사가 정기적으로 있기 때문에 공정위의 조사와 관련해 문제 될 게 없다"면서 "공정위의 요구 사항에 대해 현재 법무팀에서 확인절차에 있으며, 공정위의 요구에 맞춰 성심성의껏 조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이번 조사를 통해 수입차 업계 전체에 퍼질 악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번 조사로 향후 가격산정과 판촉과정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펼치기 부담스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사실 이번 조사의 경우 일부 업체들의 문제로 수입차 업계 전체가 피해를 보는 일"이라면서 "이런 일이 자꾸 발생할 경우 가격산정과 판촉과정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사가 조속한 시일 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