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13일 이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갖고 주주들 앞에서 'SK텔레콤을 최대주주로 맞이했다'는 신고식을 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하성민 SK텔레콤사장, 박성욱 하이닉스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또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두경 금융연수원 전문자문교수, 박영준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윤세리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이창양 KAIST 경영대학원 교수가 사외이사로 새로 뽑혔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놓고 일부 주주들이 반발한 데 이어 사외이사진에도 최 회장의 학연으로 얽힌 인물이 포착돼 논란이 예상된다.
◆ "도덕적·법적 문제 있는 인물을 사내이사 선임해도 되나"
하이닉스 임시 주주총회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는데, 이중 대부분의 시간을 최태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적합성을 놓고 찬반의견이 오가는 데 할애했다. 권오철 하이닉스 사장은 "최태원 회장께서 회사경영을 전면에서 지원하기 위해 이사회가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며 "반도체사업의 특성상 경쟁이 치열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대주주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주들이 최 회장께서 사내이사를 맡는 것에 찬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주총에 참석한 주주번호 158번의 한 주주는 "최태원 회장은 현재 형사재판중이고 과거 분식회계로 유죄를 선고받은 적이 있다"며 "국민연금도 지난해 SK 계열사 이사 후보로 최회장이 올라왔을 때 찬성하지 않았다"면서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 주주는 또 세계적의안분석기구 ISS 또한 "(최회장이) 주주가치에 훼손을 줄 수 있는 인물로 지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도덕적·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굳이 사내이사로 선임할 필요가 있냐"고 따져물었다. 그는 이어 "법원에서 만약 최태원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하면 이사직에서 해임될텐데 3월에 선고 판결이 있은 뒤에 선임해도 늦지 않는데 급하게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이닉스의 일부 외국인 주주들도 최태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은 표결을 통해 참석주주중 70.94%가 찬성을, 반대가 29.06%로 나타났다. 비록 찬성한 주주가 많았지만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수치다.
◆ 사외이사 문제 없을까…공동 대표 여부 14일 결정
SK텔레콤의 최대주주가 된 뒤에 하이닉스를 이끄는 사내·사외이사진 중 사내이사 2명은 하이닉스의 사장과 부사장이 맡는다. 그러나 사내이사 2명(최태원 회장, 하성민 사장)은 SK그룹 소속이다. 여기에 사외이사 5명 중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경우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받았다. 같은 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과정을 수료한 최태원 회장과 시카고대 동문 관계다. 사외이사의 경우 회사가 문제가 있는 의사결정을 할 때 소신있게 의견을 내놓아야하는데 학연관계가 있는 인물이 제 역할을 할 지 의문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하이닉스는 이사진 운영에서 투명성이 높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이날 주총에서 새로 선임된 이사의 경력 때문에 앞으로도 상당수 마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임시 주총에 이어 14일 이사회를 열고 최태원 회장의 역할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다. 권오철 사장은 '최태원 회장의 공동대표 선임 여부'에 대해 "이사회에서 결정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